중국이 미국과 일본이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관련 무력 분쟁에 대비해 실시하기로 한 낙도 방어 훈련을 취소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미국과 일본이 10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펜들턴 기지에서 실시하는 합동 훈련으로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 탈환을 가정해 진행한다. 문제는 훈련 시기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시기와 매우 가깝다는데 있다.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7, 8일 ‘세기의 정상회담’을 갖는다. 공교롭게도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소도 훈련 장소와 같은 캘리포니아다.
양국은 ‘돈 블릿츠(새벽의 기습)’로 명명된 이번 합동 훈련의 목적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이 센카쿠를 점령한 것을 가정한 탈환 훈련의 성격이 짙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한 뒤 이런 성격의 훈련이 실시되는 게 못마땅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 정부도 이번 훈련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에서 진행된 양국의 낙도 방어 훈련에 육상 자위대만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육해공 자위대가 함께 참가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육상 자위대 요원에 해상 자위대 소속 호위함, 수송함, 프리깃함을 파견하고 항공 자위대에서는 항공총대사령부 요원을 참가시키기로 결정한 상태다.
일본은 “특정한 제3국을 염두에 둔 훈련이 아니다”라며 “훈련이 미일 동맹에 필요한 만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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