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의 유례없는 돈 풀기로 엔저가 지속되고 있으나 일본 내에서 풀려나간 엔화자금이 글로벌 시장으로 대거 흘러가는 엔캐리 트레이드는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은 4일 '글로벌 시장의 엔화자금 동향 분석'에서 일본과 외국 간 금리차 축소 및 일본의 높은 주가 수익률 등을 감안해 이같이 전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엔화 변동성이 높은 수준이고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해외 엔화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엔캐리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실제 엔화 약세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엔화 단기대출 증가액은 4조엔에 그쳤다. 이는 과거 엔캐리가 확대된 2006년 10월부터 2007년 3월까지의 15조8,000억엔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일본 주가 상승으로 올해 1~4월 총 6조엔에 달하는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중장기적인 글로벌 금융ㆍ경제 여건의 변화에 따라서는 2005~2007년과 같은 엔케리의 재연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실물 경제에 비해 급격히 오른 일본 주가가 조정국면에 들어가면, 차익을 실현한 엔화가 해외시장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경기회복이 본격화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고 신흥국들이 경기 부진에서 벗어날 경우, 미 달러화나 신흥국 통화의 금리 격차 확대를 틈타 엔캐리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일본 정부가 주식 등 자산 버블에 대응하고 추가 엔저를 유도하기 위해 일본 금융사 및 개인의 해외 투자를 독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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