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스타리카와 20억달러(2조2,400억원) 상당의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합의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 6년 간 코스타리카에 지원한 액수의 30배에 가까운 규모다. 코스타리카는 한 달 전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3일(현지시간) 코스타리카 산호세를 방문, 라우라 친치야 대통령과 만나 총 2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먼저 카리브해에 있는 리몬항의 낡은 정유 공장을 하루 6만5,000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새 공장으로 바꾸는데 15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중국은 또 코스타리카의 32번 고속도로 개선에 4억달러를 지원하고 경찰학교를 세워주는 한편 순찰대 차량과 컴퓨터 등도 제공키로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과 친치야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에서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이처럼 코스타리카에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한 것은 코스타리카가 중미에선 유일하게 중국과 외교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는 2007년 대만과 단교한 뒤 중국과 수교했고 2010년에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양국 무역액은 FTA가 정식 발효된 2011년 47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62억달러로 30.5%나 증가했다. 수교 후 지난해까지 6년 간 중국의 코스타리카 원조액은 1억5,900만달러(1,800억원)로 같은 기간 미국의 원조액 6,970만달러의 2배를 넘는다. 게다가 코스타리카는 미국의 턱 밑에 위치, 중국으로서는 전략적 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지난달 31일 두번째 해외 순방길에 오른 시 주석은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거쳐 코스타리카를 찾았으며 멕시코를 들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취임 후 첫 미중 정상회담을 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