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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쓴 일렉 듀오 '초특급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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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쓴 일렉 듀오 '초특급 광풍'

입력
2013.06.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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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출신의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 펑크'가 세계 곳곳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20일 발매한 정규 4집 '랜덤 액세스 메모리스'는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고, 한 달 앞서 내놓은 첫 싱글 '겟 러키(Get Lucky)'는 전 세계 40여개국 아이튠스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정식 발매를 앞두고 21일 수입된 2,000장의 CD가 순식간에 품절됐고, 국내에서 제작한 3,000장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랜덤 액세스 메모리스'는 지난 한 주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서점의 팝 음반 부문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4만원이 넘는 고가의 LP도 200여장이 수입돼 거의 매진됐다. 흥행 영화 OST가 아니고선 5,000장을 넘기기 힘든 국내 팝 시장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다.

중학교 동창인 토마스 방갈테르(39)와 마누엘 드 오맹 크리스토(38)로 구성된 다프트 펑크는 1997년 데뷔 앨범 '홈워크'를 내놓으며 일렉트로닉 음악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이후 발표한 2집 '디스커버리'(2001), '휴먼 애프터 올'(2005)이 잇따라 크게 성공하며 이들은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의 왕좌에 올랐다.

동시대에 활동하던 일렉트로닉 계열 스타들이 유행에 밀려 역사 속에 묻힐 때 다프트 펑크는 오히려 댄스 음악의 전설이 됐다. 디스코와 팝, 하우스, 힙합, 펑크(funk), 록을 융합시켜 복고적이면서 미래적인 소리를 만들어낸 그들에게 LCD 사운드시스템, 데드마우스, 스위디시 하우스 마피아, 제이지, 카니에 웨스트, 티페인 등 수많은 음악인들이 경의를 표했다.

'랜덤 액세스 메모리스'는 다프트 펑크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실제 악기 연주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결합한 앨범이다. 플리트우드맥의 앨범 '루머스'와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을 모델로 삼았다는 설명처럼 이 앨범은 종종 디스코와 프로그레시브 록, 소프트 록이 공존하던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

두 사람은 드러머 오마 하킴, 베이시스트 네이선 이스트, 기타리스트 폴 잭슨 주니어 등 유명 연주자들을 기용해 실제 연주의 비중을 대폭 늘렸고, 디스코의 거장 조르지오 모로더, 유명 프로듀서 나일 로저스, 인디 밴드 판다 베어, 힙합 뮤지션 패럴 윌리엄스 등 다양한 음악인들을 초대해 음악적 외연을 확장했다.

토마스 방갈테르는 "컴퓨터로 감정을 잡아내려 많은 시도를 했지만 성공하지 못 했다"면서 "실제 연주자와의 녹음은 어렵지만 신비로운 경험이었고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는 것보다 특별하고 도전적인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다프트 펑크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평단은 일제히 호평을 쏟아냈다. 영국의 대중음악 전문지 NME는 "다프트 펑크의 앨범 중에서도 '랜덤 액세스 메모리스'는 가장 위대한 성취이며 야심만만한 걸작"이라고 극찬하며 10점 만점에 10점을 줬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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