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비자금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현(사진) CJ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이 회장은 3일 CJ그룹 소속 4만여명의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임직원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고, 주위로부터 불편한 시선을 받게 했다는 생각에 미안할 뿐"이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이어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절실했던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취해졌던 각종 조치들 중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내가 책임을 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나를 도와준 임직원들의 과오가 있다면 그 또한 나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직원과 회사가 더 이상 고통 받고 피해를 겪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검찰수사 진행과 관련해 마음을 정리했음을 내비쳤다.
이어 "CJ그룹은 회장인 나 개인의 것이 아닌 여러분의 것으로, 이번 사태로 여러분들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현재 그룹 본사와 경영연구소 등으로 정상 출근해 현안을 챙기고 사태 수습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조직적 수사 방해 행위에 대해 그룹 측에 경고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CJ그룹의 일부 임직원들이 조직적인 증거 은닉 또는 증거인멸 행위를 한 의혹이 있어서 그룹 관계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CJ그룹 측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일부 사무실의 컴퓨터를 교체하고 문서 등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일본, 홍콩, 중국 법인 전현직 임원 3,4명에게 소환을 재통보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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