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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천명관 "문화 저변의 건강한 허영심 북돋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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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천명관 "문화 저변의 건강한 허영심 북돋아 달라"

입력
2013.06.0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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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이 매달 첫째 주 수요일 작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토론하는 '책 읽는 국회의원 모임-저자와의 만남' 첫 행사가 3일 오전 7시 반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한국출판인회의(회장 박은주)가 신학용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함께 마련하는 자리다.

이날 초대 작가는 소설 의 천명관씨였다. 둘러 앉아 소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여느 독서 모임과 달리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대여섯 명의 주요 인사들이 단상에 올라 한 말씀씩 하고 나서야 작가는 겨우 단상에 설 수 있었다.

천씨는 "최종 학력이 고졸인 데다 학교 때 58명 중 58등을 했던 내가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책을 잘 보았다는 격려를 들으니 굴욕을 만회한 듯 하다"며 운을 뗐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국내 출판계 현실과 동네 서점이 죽어가는 상황을 거론하며 뼈 있는 얘기도 서슴지 않았다. "100여 가구 밖에 안 되는 작은 프랑스 어촌 마을에서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가졌는데, 동양의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만나려고 50명 가까이 와서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시골 포도농장에 가도 김기덕 감독을 다 알더라. 이런 게 소위 말하는 문화의 저변이고 건강한 허영심이 아닐까 한다"며 다양한 문화 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국회의원은 열두 명. 일부는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행사에 와서야 천 작가의 이름을 들었다는 의원들도 있었지만,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강연과 질의 응답은 사뭇 진지했다.

신 위원장은 "위기에 빠진 출판계를 살리고 범국민적 독서문화를 조성하는 데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자는 취지로 모임을 시작했다"면서 "의정 활동에도 반영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최재천 민주당 의원도 "자리가 많이 비긴 했지만, 의정 활동에 바쁜 국회의원들이 이른 아침에 이렇게 모인 것도 고무할 만한 일이다"고 평가했다.

이 자리에는 국회의원 외에 나승일 교육부차관,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장, 변창구 서울대 교육부총장, 이재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김성곤 문학번역원장,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출판, 도서관, 정부 관계자 약 30명도 동석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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