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 입시의 향방을 가늠할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을 주관하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공식적으로 출제하는 6월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과 유사한 문제 표본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지금까지 준비해 온 자신의 준비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들까지 실제 수능 응시 인원에 근접하는 학생들이 시험을 보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게다가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수준별 수능이 첫 적용되는 시험이라 A형과 B형 중 어느 유형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수험생들에게는 AㆍB형의 출제 경향을 파악한 후 선택을 결정하게 돼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에도 가형과 나형으로 분리ㆍ실시된 수학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듣기가 없어지고 문법 문항이 증가한 국어나 듣기 비중이 커지고 읽기 문항수가 10개나 감소하는 영어는 앞으로 수능 준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최성수 타임교육 대입연구소장은 “6월 모의평가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긴 하지만 최종 성적표는 아니다”라며 “결과에 연연하는 대신 현재 자신의 상태라는 의미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에 근거해 착실하게 노력하면 대입이라는 큰 틀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철저히 분석하라
수험생들도 6월 모의평가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시험 후 공부 자체에 흥미를 잃거나 컨디션이나 시험장 탓을 하는 등 핑계거리를 찾기 쉽다. 하지만 수험생에게 필요한 것은 “나 망했어”가 아니라 “수1은 좋았지만 수2와 기하가 약하네”처럼 냉정한 분석이다. 영역별ㆍ과목별로, 단원별 혹은 문제유형별로 자신의 약점을 찾아내야 한다. 영어 영역의 경우 크게 듣기와 읽기로 나눌 수 있고, 읽기는 어법, 빈칸 추론, 주제와 제목, 글의 흐름, 장문 독해 등의 유형으로 나눠 자신의 약점을 찾아야 한다. 영역별로 이렇게 자신의 약점을 최대한 자세하게 분석해서 파악하고 있어야 향후 적절한 학습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때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오답노트를 작성할 때는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먼저 틀린 문제와 해설을 복사하거나 오려서 오답노트에 붙인다. 굳이 해설을 붙이지 않고 간단한 메모를 해 넣는 것만으로도 다음 번에 틀리지 않을 수 있다면 간단한 메모를 써넣는 것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맞았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푼 문제도 오답노트에 붙이고 이에 대한 메모를 적는다. 오답노트는 한 페이지에 한 문제씩 오려 붙이고 자신이 알아보기 쉽게 깔끔하게 정리한다. 붙이는 작업이 끝나면 왜, 무엇을 몰라서 틀렸는 지와 어떤 단원 또는 영역인지 메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나 지문을 잘못 읽었다면 그 부분을 눈에 잘 띄도록 체크해 놓고, 개념이나 공식들을 몰라서 틀렸다면 그 부분을 찾아 적어 놓는다. 즉, 오답노트만 봐도 같은 유형의 문제를 학습할 수 있고 자신의 취약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to-부정사의 명사적 용법인데 부사적 용법으로 해석해 내용 파악 못함’과 같은 식이다.
공부방식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집중이 잘 되는 때는 언제인지, 언제 단순암기가 잘 되는지 등도 파악해야 하고 과목별 학습법도 뒤돌아 본다. 한국지리를 공부하기 전에 기본 문제를 한 번 풀어보고 공부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지, 먼저 공부하고 문제집으로 점검하는 것이 잘 되는지 파악하는 식이다.
4단계 계획을 세운다.
이같이 자신의 취약점 등을 분석했다면 수능까지 남은 5개월간 어떻게, 어떤 과목을 공부해야 할지 계획을 세운다. 지금까지의 공부 패턴을 확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6월 모의평가 결과로 드러난 자신의 취약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기간은 실제 수능까지 대략 ▦모의평가 이후 여름방학 전 ▦여름방학을 포함한 9월 모의평가 전 ▦9월 모의평가 이후 10월말까지 ▦수능 전 일주일 등 4단계로 나누는 것이 좋다.
여름방학 전까지는 자신의 취약점을 보강하고 학습습관을 다잡는 것에 주력한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와 학습태도가 무뎌지기 전에 습관적으로 학습하고 집중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이때 흐트러지면 집중학습이 필요한 여름방학을 흐지부지 보내기 쉽다. 또, 이 시기에는 지원대학ㆍ학과의 모집요강을 잘 분석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 A형과 B형 중 어떤 유형인지 파악해 여기에 맞게 학습해야 한다. 여름방학 기간은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시기다. 많은 학생들이 이 시기에 탐구과목에 집중하는데, 이뿐만 아니라 국영수 영역도 지금까지 공부했던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으며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으로 삼틴?한다. 9월 모의평가를 본 후에는 3ㆍ6월 모의평가 결과와 함께 객관적으로 자신의 점수를 다시 분석해야 한다. 한달여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에는 시간적으로도 부족하고 심리적으로도 쫓기기 때문에 EBS교재 등 문제집 위주로 학습하면서 영역별 문제 유형에 적응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9월4일부터 수시 원서접수를 시작하니 수시 전략도 결정지어야 한다. 수능 전 마지막 일주일 정도는 아는 것을 틀리지 않게끔 지금까지 정리한 오답노트나 요약된 자료 등으로 정리하고 수능 시간표에 생활리듬을 맞춘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6월 모의평가는 3월부터 시작한 수험생활의 중간 지점에서 치러지는 점검이라고 생각하고 남은 기간 동안의 학습방향과 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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