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환수한 이후에도 현재 한미연합사령부의 골격을 유지키로 한미 국방당국이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방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전작권 환수 후 한미연합사 해체에 따른 전력 공백을 없애기 위해 현 연합사 기능을 거의 그대로 넘겨받는 연합전구(戰區ㆍ전쟁구역)사령부를 신설키로 양국이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군 합참의장이 연합전구사령관을 맡아 부사령관을 맡게 되는 주한미군사령관을 포함, 한미 양군을 통합 지휘하는 방안까지 합의했다는 것이다.
핵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심각한 상황에서 한미연합사가 해체될 경우 대북억지력 및 유사시 한미공동대응 능력이 크게 약화할 것임은 분명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양국 정상이 합의하고 한차례 연기된 전작권 문제를 일각의 주장처럼 다시 연기를 재론하며 매달리는 것은 명분과 국가적 체면상 차마 택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고심 끝에 한미 양국은 지난해 '미니 연합사'를 논의했으나 현 연합사 기능을 대체하기에는 원천적인 한계가 지적됐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합전구사령부 안(案)은 전작권 환수의 명분도 살리고, 기존 연합사의 효율성도 훼손하지 않는 최선의 방안으로 평가할 만하다.
물론 현재로서는 관계자 간 의견접근일 뿐, 10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최종 승인될 때까지는 잠정안이다. 한편에서는 미군이 타국 군의 지휘를 받은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현실성이 없다고 평가절하하나, 지레 그런 식으로 예단할 것은 아니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미국의 핵심 이해가 아시아로 이동하고, 한반도의 방어와 안정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보면 얼마든지 기존관행의 변화는 가능한 것이다. 우리 정부와 국방당국이 앞으로 하기에 달린 것이다.
연합전구사령부 창설을 전제로 합참의장의 역할을 조정하는 등 군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편하는 일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당초대로 우리의 자주국방 능력 확충도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 우리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자는 전작권 환수의 큰 취지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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