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남모(22)씨 살인범 조명훈씨(25)는 주말마다 문제의 클럽에서 술을 마셔온 공익근무요원으로 밝혀졌다. 또 조씨는 2년 전 미성년자 성추행죄로 선고 받은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중에 알게 된 30대와 함께 1월부터 거의 매 주말마다 대구시내 클럽을 드나들었으며, 범행 1주일 만에 또다시 같은 클럽을 찾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7월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돼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8월 말부터 대구도시철도공사 지하철 1호선의 한 역에서 공익으로 근무해 왔다.
경찰조사 결과 조씨는 매일 오전 7시 지하철역에 출근, 오후 4시에 퇴근했으며 다른 요원에 비해 자주 병가를 낸 점 외에는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또 평일 저녁과 일요일에는 주차관리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했고, 근무가 없는 토요일을 앞두고 매주 금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대구 중구 삼덕동 로데오거리의 클럽을 찾았다. 조씨와 함께 클럽을 찾은 송모(36)씨는 성폭력 치료 강의 중에 알게 된 사이다.
조씨는 2011년 울산에서 미성년자 성추행죄로 징역 1년 6월과 집행유예 3년, 성폭력 치료강의 수상 80시간, 신상정보공개 및 고지명령 3년을 선고 받았다.
조씨는 또 범행 후에도 이틀간 병가를 낸 것을 제외하고는 평소처럼 지하철역으로 태연하게 출퇴근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그의 사이코패스적 행동은 경찰이 검거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경찰은 숨진 남씨를 태워준 택시운전사를 지난달 31일 긴급체포 할 때까지 조씨의 범행사실을 물론 인적 사항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남씨와 클럽에서 합석한 조씨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택시를 태워 준 운전사를 찾는 것이 시급했다”며 “조씨가 1주일 만에 또다시 클럽에 나타났을 때 택시운전사를 통해 유력용의자로 지목,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칫 조씨가 잠적했더라면 사건이 장기화할 뻔한 대목이다.
경찰은 4일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조씨가 클럽에서 다른 여성도 성폭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DNA를 채취, 유전자은행과 대조하는 한편 탐문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조씨가 드나든 클럽과 함께 대구 로데오거리에 5, 6개에 이르는 클럽에는 주로 대학생들이 밤새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푸는 곳으로, 일부 클럽은 오로지 ‘원나잇스탠딩’을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태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로데로거리 곳곳에서 아침까지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젊은 남녀가 목격되고 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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