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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단련보다 유혹 이기는 인성교육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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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단련보다 유혹 이기는 인성교육 우선"

입력
2013.06.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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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 역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두 개의 산이 만나는 골짜기가 나온다. 천안시 북면 양곡리, 여기엔 세계 유일의 이색 연수원이 있다. 골짜기 밖에서 건물이 보이지 않는 이 곳은 바로 보안요원을 양성하는 에스원의 천안연수원이다.

4만5,000여평 부지 위에 4개 건물로 이뤄진 이 곳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사람부터 바꿔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1998년 설립됐다. 당시 담당 임원이 1년 가까이 전국을 돌며 수소문 한 끝에 풍광 좋은 이 곳을 골랐다는 후문이다.

2일 둘러 본 이 곳의 시설은 특별하다. 일반 연수원과 달리 산비탈에 군 유격장을 연상케 하는 시설과 모의 건물 등 특수 훈련장이 설치돼 있다. 박노천 연수원장은 "이런 전문적 훈련시설을 가진 보안기업의 연수원은 전 세계적으로 이 곳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경찰청도 지난 2000년 에스원 천안연수원을 국내 유일의 일반 경비원 및 특수 경비원 교육시설로 인가했다.

사고가 터지면 출동하는 에스원 현장 요원들은 이 곳에서 3개월 간 각종 훈련을 받는다. 주로 군 특수부대를 나온 사람들이 지원하는 만큼, 시설도 특수부대 유격훈련장을 방불케 한다. 미국 트레이닝 전문시설 업체 ATS가 설치했는데 11㎙ 높이의 암벽 등반부터, 9㎙ 높이의 점프 시설, 120㎙ 떨어진 목적지까지 밧줄에 매달려 허공을 건너가야 하는 특수하강시설 등 다양하다. 쳐다보기만 해도 아찔할 만큼 높고, 일부는 서 있기 힘들도록 손으로 건드려도 흔들리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실제 마을과 비슷한 구조의 가건물을 지어 놓고, 침입자를 제압하는 모의 훈련장과 각종 전자 보안 장치를 다루는 특수 교육장도 구비해 놓았다. 이날도 퇴직 군ㆍ경 출신의 시설관리 요원들이 가건물에서 문제가 발생한 전자 보안장치를 다루는 훈련을 받고 있었다. 한 켠에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우루과이 국가대표팀이 머물며 훈련을 한 국제 규격의 축구장도 있다.

그러나 이 곳의 핵심은 따로 있다. 바로 '유심'(U-SIM)으로 부르는 특수 인성 교육이다. 유심은 쉽게 말해 사람이 마음을 다스리는 곳이다. 박 원장은 "보안업체인 만큼 의뢰기업들이 열쇠를 맡겨 놓기도 한다. 때문에 보안요원들은 신체적 제압능력도 뛰어 나야 하지만 무엇보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인성과 습관을 바꾸는 유심 훈련을 2011년부터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심의 자세한 교육방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박 원장은 "가상 상황을 주제로 토론을 통해 잘못된 점을 깨달아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게 만드는 식"이라고만 설명했다. 현장 요원들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9번 시험을 치러서 떨어지면 입사할 수 없다.

이 곳은 에스원의 훈련시설을 넘어 삼성맨들의 교육장이기도 하다. 그룹의 신입 및 경력사원으로 채용되면 무조건 이곳에 입소해 팀워크를 다지는 훈련을 받게 된다. 변재설 에스원 교육지원팀 부장은 "2명 이상 조를 짜서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훈련과 게임을 한다"며 "삼성의 경영철학과 핵심가치를 전파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요즘은 외부인 위탁교육도 진행한다. 그렇다 보니 일년 중 300일 가량은 항상 교육생들로 붐빈다. 박 원장은 "삼성인과 외부인 등 연간 7만5,000명이 교육을 받는다"며 "올 여름에도 여성가족부와 협약을 맺고 취약계층 청소년을 교육시키는 셀프가드 캠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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