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엔 시동을 끄고 30초만 늦게 내려보세요. 선루프의 전혀 다른 매력을 발견할 테니…"
지난 4월부터 현대자동차가 내보내고 있는 쏘나타 TV 광고의 카피문구다. 이 광고에서 정작 쏘나타는 등장하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에 잠깐 라디에이터그릴 일부분만 노출되는 정도다. 대신 비가 내리는 도심풍경과 빗물을 맞고 있는 선루프가 광고 내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기법이다.
성능이나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는 등 제품중심 광고를 선호하는 자동차 업계의 특성 상 이번 쏘나타 광고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광고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쏘나타 구매고객들의 선루프 장착 비율이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쏘나타 구매고객 중 선루프를 장착하는 비율은 지난해 평균 8.5% 수준. 올해 들어서도 이 비율은 3월까지 8%대 초ㆍ중반을 유지했는데, 쏘나타 광고가 본격적으로 전파를 타기 시작한 4월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쏘나타 선루프 장착 차량 출고비율은 4월 8.8%로 상승하더니 5월 들어서는 10.5% 수준까지 대폭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쏘나타의 감성광고가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쏘나타라는 브랜드는 모든 소비자가 알고 있고 ▲성능에 대한 신뢰도도 이미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고출력이나 연비 같은 성능적 속성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감성을 자극하고자 노력했다"며 "차가 등장하지 않는 다소 파격적인 시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베스트셀링에 대한 자신감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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