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라크 전역에서 일어난 폭력사태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은 1일 성명에서 5월 한 달 동안 이라크 전역에서 종파 분쟁과 테러로 1,045명이 숨지고 2,39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BBC방송은 이라크 종파 갈등이 극에 달했던 2006, 2007년 이후 월간 희생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유혈사태가 본격화한 것은 4월 말부터다. 시아파가 주도하는 정부에 불만을 품은 수니파가 지난해 12월부터 시위를 계속하자 정부군은 4월 23일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수니파 마을인 하위자의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다. 이른바 '하위자 사건' 이후 도시 곳곳에선 보복성 차량 폭탄 테러와 총격전이 빈발해 하루에만 수십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숨진 사람 10명 중 1명은 민간인이라고 유엔은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알카에다와 수니파 무장세력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알자지라 방송은 최근 수니파 성전이 연속으로 공격 당하고 수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아 시아파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희생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종파 분쟁이 내전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7년 내전 직전까지 치달았던 이라크 종파 갈등은 미국이 병력을 증파하면서 어느 정도 잠잠해졌으나 2011년 12월 미군이 철군하면서 다시 심각해 지고 있다.
이웃 시리아의 내전도 이라크 사태를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시아파는 시리아 정부와, 수니파는 시리아 반정부군과 한 편이라 한쪽이 공격 당할 경우 언제든 시리아가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틴 코블러 유엔 사무총장 이라크 특별대리인은 이날 발표된 사망자 수치와 관련해 "비극적인 기록"이라며 이라크 지도부에 "유혈 사태 종식을 위해 즉각 행동을 취하라"고 촉구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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