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9일이었다. 당시 두산의 외야수 이성열(29)은 넥센 내야수 오재일(28)과 1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소속 팀에 대한 애정이 컸던 이성열은 아쉬움을 남기며 두산을 떠나 넥센으로 향했다.
그로부터 326일이 지났다. 이성열이 친정 팀 두산에 비수를 꽂으며 팀의 단독 선두를 이끌었다. 이성열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이성열의 활약에 힘입어 넥센은 두산을 10-3으로 꺾고 29승(14패)째를 거두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회초 무사 1ㆍ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성열은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우익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이성열의 진가는 4회에 발휘됐다. 3-1로 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성열은 니퍼트의 한 가운데 134㎞ 체인지업을 벼락 같은 스윙으로 연결하며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잠실구장에서 가장 먼 지역인 한 가운데 방향으로 가는 비거리 130m의 큰 홈런이었다. 시즌 12호 아치를 쏘아 올린 이성열은 최정(SKㆍ13개)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지켰다. 올 시즌 유일하게 두산을 상대로 홈런이 없던 이성열은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이성열은 7-2로 크게 앞서가던 1사 만루에서 2루 앞 땅볼로 1타점을 추가했고,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2루타를 추가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경기 후 이성열은 "니퍼트의 체인지업을 노리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 담장을 넘어갔다.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해서 기쁘다"면서 "지금의 타격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LG가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홈 팀 KIA를 11-2로 대파했다. LG 3번 박용택은 4-1로 앞선 7회초 무사 만루에서 박경태를 상대로 우중간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롯데는 대구 원정에서 삼성을 10-0으로 제압했다. 롯데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은 6.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시즌 6승(3패)째를 거뒀다. 대전 경기에서는 NC가 한화에 7-2로 승리했다. 이날 출루에 실패한 한화 김태균은 연속 출루 기록 행진을 '52'에서 마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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