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최대의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이 국내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아이폰 등을 생산해온 폭스콘은 '자살공장'이란 오명 속에 애플과 거래관계가 줄어들자, 자체 브랜드로 해외 TV시장 진출을 타진중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콘은 한국 TV판매 시장에 진출키로 방침을 정하고 국내 유통업체들과 입점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콘 회장이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해 국내 유통업체들과 접촉했다"면서 "미국에서는 샤프를 판매원으로 선정해 히트를 쳤지만 한국에서는 샤프의 인지도나 애프터서비스가 약하다고 판단해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폭스콘의 국내 유통을 담당할 파트너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업체는 TG삼보컴퓨터다. 이 관계자는 "TG삼보컴퓨터는 이 사업 준비를 위해 20여명의 별도 팀을 꾸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스콘은 앞서 지난해 미국의 추수감사절 시즌에 60인치 LED TV를 999달러에 출시, 돌풍을 일으켰다.
폭스콘이 자체 브랜드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중인 이유는 애플과 관계가 그만큼 소원해졌기 때문. 중국 폭스콘 공장이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근로자들의 투신자살이 잇따르자 애플은 폭스콘 위탁생산에 부담을 느꼈고, 점차 거래선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올해 말께 출시할 저가형 아이폰의 조립업체로 대만 전자업체 페가트론이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페가트론은 지난 2011년 아이폰 생산에 참여했으며, 지난해엔 아이패드 미니의 조립물량도 확보한 바 있다.
업계에선 애플이 폭스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로 한 건 리스크 분산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폭스콘의 테리 거우 회장과 유별날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반면, 현재의 팀 쿡 CEO는 리스크를 더 중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폭스콘이 생산한 아이폰5는 지난해 출시되자마자 흠집이 잘 난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돼 애플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WSJ는 "폭스콘의 열악한 근로여건 때문에 애플이 국내에서 인권논란에 휩싸인 것도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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