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육가공업체 솽후이(雙匯)가 세계 최대 돈육 생산업체인 미국의 스미스필드푸드를 총 71억달러(8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중국의 미국 기업 인수 중 최대 규모로 전세계 시장에서 중국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다시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솽후이는 주식 인수를 위해 현금 47억달러를 지급하고 스미스필드푸드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총 71억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기로 했다. 1936년 버지니아주를 기반으로 설립된 스미스필드푸드는 전세계 12개국에 돼지고기와 육가공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2008년 곡물가 상승과 돼지고기 공급 과잉 등을 겪으면서 경영이 악화했다.
솽후이는 이번 인수로 급증하는 중국 내 돼지고기 수요를 충족하고 식품 안전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010, 2011년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500%나 증가했다”며 “자국 식품의 안전을 믿지 못하는 중국인들은 미국산 브랜드 육가공품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솽후이는 2011년 사용이 금지된 클렌부테롤 성분의 약품을 사료에 첨가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또 중국에서는 지난달 상하이(上海) 황푸(黃浦)강에서 폐사한 돼지 1만 마리가 떠내려와 식수를 오염시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인수가 성공하려면 미국 재무부 외국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CFIUS는 2005년 중국의 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미국 석유회사 유노컬을 185억달러에 인수하려하자 국가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승인하지 않은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인수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스미스필드푸드의 래리 포프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탱크와 총을 수출하지 않고 사이버안보와도 관련이 없는 육류회사”라며 “정부가 인수 계획을 승인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에만 총 105억달러(약 11조8,000억원)를 미국 기업 10개를 사들였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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