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군 청산도 명소인'구들장논(사진)'이 국내 최초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될 전망이다.
전남도는 30일 농어촌의 사라져가는 전통 농어업 자원을 발굴 보존 및 전승해 지역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청산도 구들장논을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는 FAO가 2002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로 차세대에 계승해야 할 중요한 농법이나 생물 다양성 등을 가진 자연농업 보전지역을 선정하는 제도다. 현재 일본 사도섬 농업 등 전 세계 11개국 19곳이 지정됐다.
농식품부와 전남도는 농업유산등재를 위해 다음달 4일부터 이틀간 FAO 관계자를 초청해 완도 구들장논 일대에서 현장답사를 할 예정이다.
구들장논은 전통 온돌에 쓰이는 구들장을 논바닥에 깔아 통수로 역할을 하도록 하고 그 위에 진흙으로 틈새를 메워 흙을 덮어 만든 논으로 경지 면적이 부족하고 돌이 많아 물의 빠짐이 심한 청산도의 열악한 농업환경을 극복하려는 조상의 지혜가 담겼다.
구들장논은 청산도 부흥리와 양지리 등 5개 마을에 총 4.9ha 규모다.
앞서 김종식 완도군수는 29일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열린 세계중요농업유산 국제회의에 참석해 청산도 구들장논 등재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 회의는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일본 농림수산성, 이시카현이 공동 주최로 열렸으며 전세계 30여개국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 군수는 이날 프리젠테이션을 통해"구들장논은 지난 1월25일 한국 정부로부터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호로 지정 받았다"며"400여년 전부터 농토가 협소하고 돌이 많은 청산도의 지형조건을 감안해 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한 조상들의 소중한 유산이다"고 소개했다.
또"주변경관과 조화, 생물의 다양성, 자연을 극복한 독특한 구조, 과학적 관개시설 등 조상의 지혜와 애환이 담긴 독특한 농법으로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세계중요 농업유산이다"며 "미래세대에 문화유산으로 계승하도록 인정해 줄 것"을 역설했다.
최근까지 세계농업유산 신청지역은 23개국 38개지역이며 지금까지 인정지역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 11개국 19개 지역이다.
구들장논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부의 추천을 받아 FAO본부에 후보지로 신청한 뒤 서류심사와 현지답사, 최종 인증, 국제회의 발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전남도는 완도 구들장논의 보전과 생물 다양성 증진, 전통 유산의 품격 향상 등을 위해 올해부터 2015년까지 1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구들장논을 비롯해 보성 계단식 차밭, 담양 대나무숲, 신안 갯벌 등 도내 대표적 농어업 유산지 10곳을 발굴, 개발할 방침이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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