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에 일반고로 전환할 예정인 부성고가 교육청이 시설환경 개선 지원금을 신속히 내려주지 않아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부성고는 ‘교육청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무상급식 확대 등에 전용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정면충돌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11년 특성화고 체제개편 의견수렴을 위한 회의를 개최해 같은 해 6월 26일 전국 159개 종합형 특성화고의 체재개편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학교별 배정액을 11학급까지는 10억원, 12~23학급은 20억원, 24학급 이상은 30억원으로 정하고, 전국 시・도 교육감에게 학교현장의 의견을 수렴, 조속히 계획을 수립해 지원하도록 하달했다.
특히 시ㆍ도교육청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체제개편추진단을 구성, 학교별 체제개편 방향을 논의하도록 하는 한편 지원금 용도를 ‘성공적인 일반고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교과교실제 도입, 학교시설 개선 또는 다양한 지원방안 강구 가능’ 등 학교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적극적으로 지원토록 했다.
하지만 부성고 측은 부산교육청이 교육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계획 수립 시 한 번도 학교현장을 방문하지 않았으며, 부산지역 대상 4개교 학교장을 불러 회의 한 차례도 하지 않은채 교육부의 학교별 지원금 책정액 내용도 알려주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부성고 측은 부산지역에 내려온 110억원을 삼정ㆍ부성ㆍ동주고는 각 30억원, 경일고는 20억원으로 배정하는 등 학교실정은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예산을 배정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부성고 측은 부산교육청이 교육부 지원금을 무상급식 확대에 전용하느라 올해 17억원만 예산에 반영하고 나머지는 내년에 집행키로 해 일반계 전환을 위한 학교시설 환경 개선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경일고에는 20억원 중 10억원, 삼정고는 30억원 중 5억원만 지원했으며, 동주고에는 아직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 등 전체 110억원 가운데 32억원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무상급식예산으로 전용했다는 것이다.
부성고 관계자는 “전체 8개 화장실 가운데 3개가 남녀 구분이 안돼 있어 남학생과 여학생이 같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시설이 열악한데도 교육청은 예산집행을 늦추고 각 학교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획일적인 예산 배정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성고 측은 지난 29일 오후 학부모들이 부산교육청에 몰려가 항의하는 등 반발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측의 자구노력이 병행돼야 하는데도 부성고 측은 이 같은 노력과 근거 없이 배당액을 훨씬 넘는 48억원을 지원 요청하는 등 일방적인 요구만 늘어놓고 있다”며 “시설예산을 검토한 결과 사실과 다른 무리한 요구로 판단됐다”고 해명했다.
또 무상급식예산 전용 주장에 대해서도 “세입 세출에 따라 예산집행을 했을 뿐 전혀 사실 무근이며, 부성고 측 요청으로 지난 2월 실시한 감사원 감사 등에서도 부성고 측이 전혀 근거 없이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여실히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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