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29일 서울 장충동 소재 이재현(53) 회장의 자택 1~4층을 압수수색 했다. 이 회장 자택은 CJ그룹 오너 일가의 자택이 몰려있는 장충동 빌라촌에 위치해 있다. 검찰은 다음주 이 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21일 CJ그룹 본사 등을 압수수색 할 때 이 회장 자택 및 임직원 주거지 6곳도 함께 압수수색 하려고 했지만 영장 기각으로 불발됐다. 검찰은 당시 이 회장의 자동차와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발부 받았으나 집행하지 못했고, 유효기간이 끝나 이번에 자택을 포함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발부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후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이 회장 자택과 자동차 등에서 회사 내부문서와 보고서, 개인 메모 등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자택에 없어 신체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집행하지 못했다.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대상자가 압수수색 현장에 있을 때만 유효하다. 현장에서 중요 물품이나 소지품 등을 빼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검찰은 수사 대상인 CJ그룹의 수천억원대 비자금 조성과 수백억원대 탈세 의혹의 정점에 이 회장이 있으며 이와 관련된 각종 불법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고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8일 만에 재차 압수수색에 나서자 기존에 알려진 혐의 이외에 이 회장과 관련한 새로운 혐의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관련 증거자료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차명계좌와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거액의 조세포탈과 재산국외도피, 배임,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21일 압수한 이 회장과 임직원들의 노트북 10여대를 분석한 결과 이 회장 재산을 불리기 위한 자금집행 내역이 상세히 기재된 사실을 확인하고 탈세와 시세조종 등의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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