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주장 이병규(39)는 29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갈 길이 멀다. 이제 후배들과 야구에만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긴 설명은 하지 않아도 주초 투수 임찬규의 세리머니로 촉발된 방송사와의 갈등 탓에 잠시 뒤숭숭했던 탓이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 후 타선을 지휘했던 이병규가 또 한번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앞장섰다. 이병규는 29일 잠실 한화전에서 쐐기 2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LG는 20승23패가 되며 SK를 승률에서 제치고 6위로 올라 섰다. 올 시즌 한화와 상대 전적에서도 4승1패로 우위를 지켰다. 반면 한화는 2연승을 마감했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병규는 1-0으로 선취점을 뽑은 1회 2사 2루에서 1루 선상을 타고 흐르는 3루타로 첫 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첫 장타였다. 5회에는 1루수 앞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해 내야 안타를 만들어 내며홈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4-1로 쫓긴 7회 1사 2ㆍ3루. 이병규는 정면 승부를 선택한 한화 안승민의 초구를 두들겨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병규는 경기 후 "오늘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한 것 같다. 더욱 똘똘 뭉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임찬규는 9회 등판해 1이닝을 2안타 1볼넷 1삼진 무실점으로 처리하며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 냈다. 김기태 감독은 전날 "선수는 감독 입장에서 자식과 같다. 모든 게 내 잘못"이라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임찬규 건은 주장 이병규와 김 감독을 중심으로 다시 똘똘 뭉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LG 선발 주키치는 5.1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부진에서 벗어나 시즌 3승(3패)째를 올렸다.
한화 김태균은 4회 우전안타로 51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 갔다.
부산에서는 5위 롯데가 4위 두산을 이틀 연속 울리고 드디어 5할 승률(20승2무20패)에 복귀했다. 롯데의 3-0 승리. 두산(22승1무20패)과 승차도 1경기 차로 바짝 좁혔다. 시즌 첫 선발 등판한 롯데 이재곤은 6.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2011년 5월17일 인천 SK전 이후 743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인천 SK-삼성전은 우천 취소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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