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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친노'에 대한 왜곡과 매도를 경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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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친노'에 대한 왜곡과 매도를 경계하며

입력
2013.05.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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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해 박정희, 전두환의 군사독재에 맞섰던 사람들이 제도권 정치에 들어온 것이 1988년입니다. 재야 민주화 인사들의 모임인 평민연의 막내로 들어온 지 26년, 저는 그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고 정권교체를 이루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참여정부를 여는데 기여하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이 분들의 가치와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두 번의 연속된 대선 패배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수권정당, 대안정당의 믿음을 국민에게 드리지 못한 저희들의 책임입니다. 이렇게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에서 하는 말씀들, 특히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두고 친노계파의 패권주의다, 아마추어리즘이다, 노란색을 버려라 같은 말들에 대해서 저는 하나하나 또박또박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친노'라는 용어가 가지는 부정적 인식에 대해 반문하고 싶습니다. 왜 '친박'은 '친이'와 구분되는 자랑스러운 용어처럼 쓰이는데, '친노'는 나쁘게 사용되는 것일까요? 혹시 '사람 사는 세상'과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라는 노무현의 가치에 반대하는 일부 언론과 정치세력들이 만들어 내고, 야권 내에서도 일부가 당내권력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동조한 허상 아닐까요? '친노'를 왜곡된 언론의 프레임에 가두고,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를 매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어떤 분은 '친노'가 선민의식의 우월감을 가지고 있고, 10년 전 과거에 갇혀 노무현 정신을 독점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렇게 비춰졌다면 저희가 잘못 계승한 것이겠지요. 다만, 참여정부에서 대통령과 함께 국정철학을 공유하며 실현하고자 했던 사람들이다 보니, 노대통령의 정신, 가치, 진정성에 대해서 좀 더 잘 안다고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계승하려는 의욕이 앞섰을 수 있습니다. 그런 저희들의 노력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특정한 세력이나 개인이 아닌, 참여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최근 노 대통령의 4주기를 맞아 세력으로서의 친노는 없고 가치로서의 친노만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사람들은 위선이라고, 혹은 작년에 민주당 당대표를 배출하고 후보를 배출한 것은 세력이 아니고 뭐냐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당대표와 대통령 후보는 특정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것이 아니라, 국민과 당원들이 완전히 개방된 경선을 통해 선출한 것입니다. 만약 이 국민과 당원들이 '친노' 라면, 저는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받은 1,400만표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송영길, 이광재, 김두관 등이 선거에서 받은 표를 '친노' 세력이라 한다면, 바로 친노가 민주개혁진영 전체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압니다. 민주정부 10년을 계승발전하려는 노력,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을 이으려는 노력을 평가해 주신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 '민주민생평화의 가치', '사람 사는 세상'의 뜻을 지켜낸다면, 다시 한번 평가해 주실 것이라고 믿을 뿐입니다. 그래서 세력이 아니라 가치라 말씀드린 것입니다.

좋은 가치는 계승하고 또 시대에 맞게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적인 목적이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 이 '가치의 계승'까지 외면하고 맹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어느 분이 노란색을 버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중요한 것은 민주민생평화의 가치,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이 없는 나라이지 그 상징색이 노란색이든 초록이든 파랑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혹시 가치를 버리라는 말씀이라면, 단호히 거부합니다. 두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는 계승만 할 것이 아니라 전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하고, 또 그것이 두 분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28일자 31면 '아침을 열며'에 게재된 황태순 정치평론가의 칼럼 '노란색을 버릴 수 없나?'에 대한 반론입니다.

김현 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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