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지난 24일 한국거래소에서 CJ㈜와 CJ제일제당의 2004년, 2007년, 2008년 주식거래 내역을 받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이 특정한 이들 연도는 특히 CJ의 자사주 시세조종 의혹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2004년은 CJ㈜가 중국 칭다오, 터키,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6, 7개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사업 확장에 주력한 해다. 또 이 해 CJ㈜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31%에서 42%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현재 이 회장은 해외에 조성한 비자금으로 CJ 자사주 및 계열사 주식을 사고 파는 수법으로 재산을 증식시킨 뒤 해외의 이 회장 차명 계좌로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04년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높아진 것도 이처럼 이 회장이 '검은 머리 외국인' 행세를 하며 투자했기 때문인지 분석하고 있다. 공소시효가 10년이란 점도 검찰이 2004년 이후 연도를 특정해 CJ의 주식 시세조종 의혹을 분석하는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2007년은 CJ가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시작한 시기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회장은 이 해에 CJ㈜에서 CJ제일제당을 떼어내며 자신이 갖고 있던 제일제당 주식을 CJ㈜가 모두 매수하도록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자신이 갖고 있던 CJ제일제당 주식 가격만큼 신규 발행한 CJ㈜ 주식과 맞바꾸는 형식이었다. 이 상황에서 이 회장이 지주회사인 CJ㈜의 지분율을 높이려면, CJ㈜의 주가는 하락하고 CJ제일제당의 주가는 상승하는 것이 유리하다. 공교롭게도 당시 외국인들은 CJ㈜의 주식을 50만여주 매도해 회사 주가는 크게 떨어졌고, 이를 통해 이 회장의 CJ㈜ 지분율은 10% 후반대에서 43.3%로 늘었다. 검찰은 2007년 10~12월 사이에 이 같은 주식시세 조종 의심 행위가 집중적으로 일어났다고 보고 외국인 투자 자금의 출처가 이 회장이 해외계좌에 차명 보유하고 있던 비자금인지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2008년 3월 3월은 CJ㈜가 자사주 33만주 공개 매입한 날인데, 공교롭게도 2주 전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CJ㈜ 주식 매입이 폭증했다. 이처럼 자사주 발표 직전 CJ㈜ 주식을 매입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후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팔아 치웠다. 만약 CJ㈜ 주식을 사전 매입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 회장의 해외 비자금과 연관이 있다면 전형적인 미공개 내부정보 이용 혐의에 해당한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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