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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성 멘토들의 탄생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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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성 멘토들의 탄생을 응원하며

입력
2013.05.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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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창립 이래 남녀 직원 비율이 줄곧 비슷했다. 그러나 며칠 전 직원 구성도를 보니, 전체 직원 154명 중 여성이 83명이어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휴넷의 정년은 100세다. 경험과 지식이 있는 직원에게는 육체적인 나이를 떠나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뜻으로, 정년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재미있어하며 사실인지 되묻는다. 나 역시 100세 정년을 맞으려면 강산이 변하는 모습을 수 차례 더 봐야만 하기에, 100세 정년을 경험할 날이 꿈처럼 설레기도 한다. 남녀의 비율이 비슷해진 것도, 100세 정년의 회사를 꿈꾸며, 남녀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려고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사회인이 될 때는 여자나 남자나 동등한 조건하에 실력으로 경쟁하게 된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에는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과정을 겪으며, 본의 아니게 경력이 단절되고 자신을 위해 집중할 시간이 줄어든다. 전문분야에 대한 공부나 자기개발은 더욱 힘들어져 경쟁에서 불리한 조건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외부에서 휴넷의 기업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1년 동안 하루 한 시간 이상씩 공부해야 하는 '365학점제'는 모든 직원들이 이수하고 있으며, 최우수 학습자는 1년에 1,000점 이상을 이수할 정도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고 있다. 또한 매주 금요일 1시간 일찍 출근해 자기개발을 하고, 1시간 일찍 퇴근하는 '얼리버드 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얼리버드 데이' 아침에는 다양한 분야의 외부 인사를 초청해 특강을 들으며 직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도록 도와주는 '혁신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데 강연이 어느덧 300회를 앞두고 있다. 또한 많은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도인 6년 근속자에게 주어지는 1개월의 유급휴가 '학습휴가제'가 있다. 올해는 학습휴가를 다녀올 직원이 10명에 이르렀고, 학습휴가를 3회 다녀온 여성직원도 있다. 휴넷은 이처럼 개인적인 시간이 부족한 여성 직원들도 자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모유수유 시설과 소파가 갖추어진 여직원 전용 휴게실인 '줄리엣룸'을 운영하고, 남녀 구분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육아동호회인 '오마이베베'에서 육아에 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남성의 배우자 출산휴가제도가 무급이었을 때부터 유급으로 출산휴가를 지원하는 등 모성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오래 전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때에는 남성 직원들이 대부분인 기업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직장에서 여성 직원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시대가 많이 변한 것이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의 제도는 정착단계에 이르렀고, 남성들도 출산휴가를 가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여성 직원이 많은 휴넷의 경우만 보아도, 팀장 22명 중 여성은 7명뿐이다.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여전히 출산과 육아 등의 이유로 회사를 떠나고, 조직 내 롤모델로 삼고픈 여성 상사가 부족하다 보니 후배들도 똑같은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에서 여성들을 위해 마련한 제도는 출산 및 육아휴직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경력 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들을 위한 지원책을 좀 더 강화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도 사회로 돌아올 수 있는 적극적인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기업도 능력을 우선시 하는 능력중심의 평가시스템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공정한 경쟁을 보장한다면 우리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한 여성 인재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여성 팀장과 여성 임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정부와 기업에서 마련해놓은 제도를 바탕으로, 여성들이 제 능력을 마음껏 펼쳐 나가주기를 바란다.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그들을 이끌어 줄 멋진 여성 멘토들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이인숙 휴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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