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의 팔레스타인 투자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의 자치를 인정한 오슬로 평화협정을 1993년 체결한 이후 가장 큰 팔레스타인 개발 계획이다. 선결 조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평화협상 재개다.
케리 장관은 26일 요르단 알수나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폐막식에서 중동평화 정착을 위한 민간부문의 노력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케리 장관은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계획 실행을 위해 이미 노력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관련 기업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기업가들이 26일 경제협력 논의 차 만났다”며 “코카콜라 팔레스타인 판매업체와 인텔 이스라엘의 대표 등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계획대로 팔레스타인 투자 유치가 성공하면 향후 3년 이내 팔레스타인 국내총생산(GDP)은 현재보다 최대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현재 21% 수준인 팔레스타인의 실업률은 8% 대로 낮아진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6일 케리 장관이 이번 계획 발표 당시 현장에 있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팔레스타인 투자 유치 펀드의 책임자로 임명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블레어 전 총리가 무타르 켄트 코카콜라 최고경영자가 서안 지역에 투자하도록 한 사례를 소개하며 “그가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바꿀 획기적인 계획의 틀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투자유치 계획의 성공 여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평화협상 재개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중동평화협상은 2010년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동결 시한이 만료했는데도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강행해 지금은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중단 등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은 무조건적인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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