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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쌓기 위한 교육보다 홍익인간형 인재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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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쌓기 위한 교육보다 홍익인간형 인재 길러야"

입력
2013.05.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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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있는 프랑스 국제학교인 '하비에르 국제학교' 설립자 엘렌 르브렝(77) 명예교장이 23일 자국 정부가 주는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33년간 한국에 머물며 프랑스 문화를 알리고, 한ㆍ프랑스 교육분야 교류 및 발전에 기여한 공로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합동 주한프랑스대사관저에서 열린 훈장 수여식에서 르브렝씨는 "자기실현만을 위한 지식 축적은 오히려 스스로를 축소시킨다"며 "지식 축적을 위한 교육이나 프랑스만을 위한 교육을 지양하고, 고조선 건국이념이기도 한 '홍익인간'형 인재를 길러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한 뒤 18세에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도회의 수녀가 된 그는 사도회가 운영하는 학교의 교사로 일하다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1980년 9월 당시 대구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총장이던 전석재 신부의 요청으로 이 대학 교수로 초빙돼 한국 땅을 처음 밟았고, 이후 고려대 서강대에서 프랑스어와 프랑스문학 등을 가르쳤다.

그는 서강대 정년퇴임 후인 2002년 초ㆍ중ㆍ고교 과정의 하비에르 국제학교를 설립했다.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뛰어난 재능을 확인했지만, 수능시험에 지친 탓인지 창의적 사고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프랑스에 혼자 유학 간 고교 1학년 학생을 만나 보니 심리상태가 온전하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문명숙(55) 교감과 학교를 만든겁니다."

재학생은 200여명으로 영어ㆍ프랑스어ㆍ스페인어ㆍ중국어 등 각 나라 언어를 배우고, 프랑스 교육체제에 따라 일반 과목과 한국어, 국사도 공부한다. 그는 "아이들은 우리가 정해 놓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 아니고, 우리가 존중하고 섬겨야 하는 인격체"라며 "장미를 백합으로 바꾸려 하면 장미는 파괴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입시비리가 드러난 서울 지역 두 곳의 국제중을 의식한 듯 "한국에서는 국제학교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지만, 하비에르 국제학교는 앞으로도 한국형 국제 인재를 길러내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생 중에는 '국경 없는 의사회' 활동을 희망하며 프랑스 의대에 진학하거나 제3세계 어린이를 돕는 변호사가 되겠다며 법대에 간 학생도 있다고 소개했다. 소설가 박완서의 와 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그는 김원일의 장편소설 을 프랑스어로 옮겨 가을 프랑스에서 출판할 예정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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