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구진이 복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의 사진이 조작됐다는 주장이 논문검증사이트를 통해 제기됐다. 논문의 내용과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마저 황우석 사건과 닮아 눈길을 끈다.
논란의 대상은 미 오리건건강과학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팀이 최근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이다. 핵을 제거한 난자와 피부세포를 전기충격으로 융합시켜(복제) 만든 배아(수정란)에서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으로, 2004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에 세계 최초로 인간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수립했다고 발표한 것과 동일한 내용이다. 황 전 교수의 논문은 결국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철회됐다.
그런데 미국의 논문검증사이트 '펍피어'(PubPeer)에서 세포생물학 연구자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23일 이 논문에 실린 사진이 중복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이용자는 다른 세포의 현미경 사진이라고 밝힌 두 사진이 실제로 한 사진의 부분을 잘라내 만든 것으로 의심되는 등 같은 사진을 여러 번 사용한 사례가 적어도 3건 이상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의 논문이 제출되고 불과 나흘 만에 심사를 통과한 점도 지나치게 짧은 기간이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지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 연구팀의 논문에 사진이 바뀌었다거나 잘못된 사진이 사용되는 등 몇 가지 '작은 실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는 하지만 '논문 준비 단계에서 생긴 일로 (세계 최초의 배아줄기세포 복제라는) 과학적인 성과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논문 심사기간도 "심사위원들이 이 논문을 우선 심사했다"며 "기간이 길다고 심사가 철저하거나, 빠르다고 엉성한 건 아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학술지 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논문 공동저자들이 "(발표를 서두르다가 생긴) 실수를 단순히 간과했을 뿐"이며 사진 중복 사용은 "(실험으로 얻은) 세포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해 맨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펍피어'가 이미지 중복 여부를 알아내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확인을 해봤는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불쾌감까지 내비쳤다. 그는 논문 심사 기간이 짧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4월 30일 공식 제출 5, 6일 전에 예비 제출의 일환으로 논문을 미리 보냈다"고 덧붙였다.
는 객관적인 사실 규명을 위해 미국 뉴욕줄기세포재단이 미탈리포프 교수팀의 논문에서 설명한 방식대로 실험을 재현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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