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제주 감독의 각오가 비장하다. 지긋지긋한 '서울 징크스'를 깨기 위해 군복까지 입었다. 전쟁을 치르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은 서울과의 경기를 '탐라대첩'으로 명했다.
제주는 2008년 8월 이후 서울에 5무10패를 당했다. 2008년 5월14일 컵대회에서 2-0으로 이겼으나 정규리그만 따지면 2006년 3월 이후 18경기(6무12패)에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정규리그에서 7년이 넘도록 서울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박 감독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장에 군복을 입고 나타나 필승을 다짐했다. 제주는 26일 오후 3시 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를 치른다.
박 감독은 "전시와 같은 긴박함으로 경기에 임하겠다. 필승의 각오로 선수들과 하나가 돼 그 동안 이기지 못한 아픔을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자신했다.
서울과의 대결 전까지 군복을 입기로 한 박 감독은 "서울전에 상당히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이번에는 기필코 승리하겠다"면서 "전시에는 무승부가 없다. 오직 승리 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장에서 군복을 입는 것이 해외토픽감"이라면서도 "프로축구의 위기 속에서 팬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는 올 시즌 6승4무2패(승점 22)를 기록하며 포항(6승5무1패ㆍ승점 23)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구FC전부터 5경기에서 3승2무다. 이 상승세를 몰아 서울도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박 감독은 "지난 주 수원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한 것이 고무적이다. 서울을 잡는다면 상승세를 타서 다음 포항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한편 최진한 감독이 사퇴한 경남FC는 25일 울산과 원정경기를 펼친다. 무패행진이 19경기에서 끝난 포항은 26일 대구FC와 홈경기를 갖고, 챔피언스리그 8강행이 좌절된 전북은 같은 날 춘천에서 강원을 상대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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