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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가 빼앗아간 '웃음 되찾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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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가 빼앗아간 '웃음 되찾기' 프로젝트

입력
2013.05.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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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많은 이들이 산다고 해 '소소(笑笑)'라는 이름이 붙은 바닷가 마을에 어느날 수상쩍은 사내가 나타난다. 마술사라는 그는 이장의 어릴 적 친구로 큰 성공을 거뒀으며 고향에 자신이 번 돈을 투자하고 싶다며 공장을 지을 것을 제안하고, 순진한 마을 사람들은 빠듯한 살림살이를 펼 기회를 반긴다. 한바탕 마을 잔치가 벌어지는데 얼마 안 가 마을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웃음을 터뜨리는 것. 마술사는 그 웃음을 사겠다며 자신이 만든 기계 앞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웃음을 잃은 어른들은 노예처럼 변해가며 자의식을 잃어간다.

부산항에 인접한 섬 가덕도 출신인 작가는 자신이 어릴 적 본 무공해 웃음들을 소재로 책을 썼다고 한다. 갑자기 마을에 들어온 낯선 손님에게서 불길한 예감을 감지하는 건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꼬임에 싱겁게 속아 넘어가는 어른들이 아니라 영민한 아이들이다. 처음부터 마술사를 수상쩍은 눈으로 지켜 본 아이들만이 마술에 홀리지 않고 위험에 빠진 마을을 구하려고 고군분투한다.

저학년 동화는 복잡한 장치를 택하지 않아 보통 후반부로 갈수록 김 빠지기 십상이지만 흥미로운 모험담을 꽉 짜인 플롯으로 풀어가는 이 이야기는 마술사라는 독특한 인물이 주는 환상적인 분위기나 신비로운 마을 전설을 저변에 깔고 있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이들과 지혜로운 마을 어른이 합심해 '큐브'라는 미로를 뚫고 나올 수 있을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나고 자란 곳에 대한 작가의 애착이 느껴지면서 지금 어촌의 현실도 생각하게 만든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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