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내달부터 하우스푸어 구제를 본격화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은행권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조정)과 경매유예제도 활성화 등에 합의했다.
하우스푸어 구제책은 크게 ▦은행권 자체 프리워크아웃 활성화 ▦주택금융공사의 적격전환대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 매입제도 등 세가지다.
우선 다음달 17일부터 활성화하는 은행 자체 프리워크아웃은 연체 우려가 있거나 연체 기간이 90일 미만인 대출자 등에게 채무조정을 해주는 제도. 은행들은 이들이 채무조정을 신청하면 상환능력을 고려해 최장 35년간 분할상환으로 바꿔주고 연체이자 감면 등 지원을 해줄 예정이다. 또 '깡통 주택'의 경매 처분을 최대 6개월까지 미뤄주는 경매유예제를 활성화하고, 유예기간에 집주인이 자발적으로 주택을 팔아 원리금을 상환하면 기존 연체이자는 감면해준다.
주택금융공사도 31일부터 1조원 규모 내에서 적격전환대출 제도를 시행한다.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에서 선순위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매입해 '고정금리ㆍ최장 30년간 분할상환'으로 채무조정을 해주는 것으로,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ㆍ1세대 1주택(6억원 이하ㆍ85㎡이하)이면서 대출이 2억원 이하인 사람이 대상이다. 캠코가 금융권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매입해 채무조정을 해주는 '부실채권 매입제도'도 31일부터 시행된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번 하우스푸어 지원안으로 올해 2만2,000가구가 2조원의 채무조정 지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제윤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에서 금융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현재 7% 수준에서) 향후 10년간 10%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 위원장은 민간 연금과 금융 자문업 등을 새로운 동력원으로 삼을 방침이다. 또 연기금의 해외 투자, 벤처캐피탈 프로젝트 파이낸싱(PE) 등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금융개혁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금융감독체계 개편,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우리금융 민영화 등 4대 현안에 대한 결과물이 다음달부터 차례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어윤대 KB금융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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