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클럽간 사상 첫 맞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6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빅이어'(챔스리그 우승트로피)를 놓고 최종 승부를 벌이게 된다. 부상 변수와 평행이론, 동물 점쟁이까지 등장해 더욱 흥미를 끌고 있는 '데어 클라시커'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괴체 더비 무산, 로이스 주목
도르트문트의 리오넬 메시라 불리는 마리오 괴체는 이번 '데어 클라시커' 더비의 최대 이슈였다. 도르트문트와 뮌헨이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괴체의 이적을 발표한 터라 팬들의 공분을 샀다. 도르트문트의 팬들은 괴체의 유니폼 화형식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괴체는 다음 시즌부터 뮌헨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된다. 이로 인해 괴체가 '미래의 소속팀' 뮌헨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던 괴체의 출전이 무산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때 당한 허벅지 근육 부상이 괴체의 발목을 잡았다. 괴체의 천재적인 재능을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도르트문트는 마르코 로이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괴체가 메시라면 로이스는 도르트문트의 사비라 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가 메시 없이도 사비를 중심으로 좋은 결과를 내듯이 도르트문트도 '플랜B'를 가지고 뮌헨에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다. 로이스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도르트문트의 공격을 이끌며 뮌헨의 골문을 노릴 전망이다.
'로베리' 콤비와 뮐러 화력
뮌헨은 괴체 부상의 호재로 지난해 준우승의 아픔을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창'이 강한 뮌헨은 막강 화력으로 도르트문트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사상 역대 최고 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한다. 프랭크 리베리, 토마스 뮐러, 아르연 로번 등이 공격을 이끌고 있다. 로번과 리베리의 '로베리 콤비'와 독일을 대표하는 공격수 뮐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들 3인방이 주축인 뮌헨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 34경기에서 무려 98골을 넣었다. 경기당 3골에 가까운 놀라운 수치. 그렇다고 해서 수비가 약한 것도 아니다. 34경기에서 고작 18실점만 헌납했다.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는 뮌헨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뮌헨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뮌헨은 12경기에서 무려 29골을 넣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2.42골이다. 뮐러가 8골로 팀내 최다골을 넣었고, 클라우디오 파사로(4골) 등이 공격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도르트문트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23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1.92골. 레반도프스키가 10골로 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준결승 1차전에서 혼자 4골을 터트리는 등 무시무시한 득점력을 뽐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뮌헨과 달리 '짠물 수비'가 강점. '방패'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도르트문트는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아약스와의 '죽음의 조별리그'에서 단 5골만 허용하며 두터운 수비벽을 뽐냈다. 도르트문트는 올 시즌 뮌헨과 상대전적에서 2무2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렇지만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뮌헨과의 4경기에서 5골만 내줬다.
평행이론과 동물 점쟁이 도르트문트 편
1996~97 시즌에 도르트문트는 유일하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도르트문트는 16년 만에 유럽 정상을 노크하고 있다. 1997년과 2013년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평행이론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97년 유럽의 5개 리그 우승팀이 2013년과 동일하다는 게 평행이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유벤투스가 리그 정상에 섰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포르투갈 FC포르투, 터키 갈라타사라이도 각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 5개팀은 16년 만에 처음으로 2012~13 시즌에 함께 우승 축배를 들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이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나왔다는 점도 평행이론의 또 다른 근거다. 16년 전 레버쿠젠의 울프 키르스텐이 득점왕에 올랐다. 공교롭게 올 시즌에는 레버쿠젠 스테판 키슬링이 분데스리가 최고의 골잡이로 등극했다. 레버쿠젠 출신 득점왕이 나온 것은 키르스텐 이후로 키슬링이 처음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족집게 점쟁이로 유명세를 떨쳤던 문어 파울의 후예들도 도르트문트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이번에는 코끼리가 예언 동물로 나왔다. 독일의 한 동물원에 사는 아기 코끼리 넬리는 축구공으로 결승전 승리팀을 예측했다.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골대를 세워놓고 넬리에게 축구공을 줬다. 코를 돌리며 고심하던 넬리는 발 끝을 움직여 도르트문트 골대를 향해 공을 집어넣으며 도르트문트의 우승을 점쳤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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