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통역이 되나요?'(EBS 밤 11시)는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되묻는 영화다. 한때는 잘나갔던 영화배우 밥(빌 머레이 분)은 광고 촬영차 일본을 찾는다. 낯선 환경과 언어 소통의 어려움으로 혼자만의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중 비슷한 처지의 샬롯(스칼렛 요한슨)을 만난다. 같은 호텔에 머물며 가까워진 둘은 함께 도쿄 시내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결국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둘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일상으로 돌아간다.
샬롯과 밥은 둘 다 외로운 영혼들이다. 그들은 각자 이름뿐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다. 샬롯은 남편을 따라 일본에 왔지만 남편은 시종일관 아내와 떨어져 있으려 하고 그녀의 기분을 이해해주지 않는다. 밥도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가족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한다. 성별도, 나이도 다르지만 그들이 느끼는 공허함과 외로움, 슬픔과 지루함은 공통적이다. 게다가 이들이 와 있는 곳은 머나먼 나라 일본이다. 문화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둘은 서로의 존재와 소통을 찾게 된다. 2003년작. 감독 소피아 코폴라. 원제 'Lost In Translation'. 15세 이상.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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