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모태는 제일제당이다. 지난 1993년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을 주축으로 제일제당건설, 제일씨앤씨, 제일냉동식품, 제일선물 등 5개사가 계열 분리됐으나, 20여년 만에 재계서열 14위의 대형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현재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이끌고 있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장손이자, '비운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맹희씨의 장남이다.
이 회장은 처음부터 그룹의 사업구조를 식품과 의약,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재ㆍ서비스 분야로 집중, 왕성한 해외진출을 추진해왔다. 중국은 물론 미국 베트남 일본 등 세계 곳곳에 해외 법인을 세우고 현지에 외식, 영화, 유통 등 CJ 브랜드를 확산시켰다.
CJ그룹의 현재 국내 계열사는 85개. 해외 계열사는 무려 140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동방CJ(중국 TV홈쇼핑 합작법인)를 제외하면 대부분 아직 초기 투자단계라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뚜레쥬르와 비비고 빕스 등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의 경우 자기자본의 74%에 해당하는 538억원의 해외법인 채무 보증을 서고 있다. CJ측은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업종들인 만큼, 당장의 흑자보다는 인지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은 CJ그룹 내에서 영화와 방송,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이끌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과 폭넓은 교류로, 여러차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1995년 제일제당 멀티미디어 사업부 이사를 맡아 세계적 영화제작사인 드림웍스에 투자를 성사시켰고, 이후 멀티플렉스 극장과 배급, 투자 모든 분야에서 CJ그룹이 국내 영화계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성장시켰다. 미디어 부문도 온미디어 인수와 '슈퍼스타K' 등의 성공과 함께 최근 수년 간 크게 도약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맡고 있는 부문 중 CJ아메리카는 2006년 CGV 미국 진출 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손실이 계속되는 등 실적이 부진하다.
3남매 중 막내인 이재환 씨는 애초 CJ그룹에서 경영관리팀 상무를 맡았으나 4년 전쯤 회사를 나와 광고회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CJ무터를 설립, 대표를 맡고 있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재환씨 지분이 100%이고 CJ무터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두 회사는 CJ그룹과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독립된 회사다.
하지만 지분관계는 없어도 매출구조를 보면, CJ 방계회사 성격이 뚜렷하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맡은 광고 대부분이 CJ CGV, 프리머스 시네마 등 CJ 관련 영화관에서 상영되기 때문에, 사실상 '일감 몰아주기'로 커왔음이 확인된다. 그 결과 2005년 7월 설립된 이후 단 한번의 적자도 내본 적이 없고 영업이익이 40%대에 달할 만큼, 알짜회사가 됐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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