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불고호텔이 특급호텔 서비스 제공을 내세우며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의 식당과 커피숍 등 편의시설을 위탁운영하고 있으나 대부분 영업을 중도에 그만둬 학교 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호텔 측은 당초 협약한 학교발전기금은 물론 전기세, 수도세 등도 제대로 내지 않다 취재가 시작된 후 납부하는 등 뒷북을 치고 있다.
㈜호텔인터불고대구 측은 2011년 3월∼2016년 2월 5년간 천마아트센터 내 양식당 '마드리드'와 중식당 '천마성', 연회장 '사파이어홀', 커피숍 '카페빠띠오' 등 편의시설 2,430㎡를 위탁운영키로 2011년 2월 학교법인 영남학원 측과 협약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위탁운영 6개월째인 2011년 8월부터 마드리드에 대해 사전예약자에 한해 주문받을 뿐 식당 문을 닫아버렸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커피숍도 영업을 중단, 천마아트센터 내에는 중식당 한 곳만 편의시설 기능을 하고 있다.
실제 20일 오후3시 천마아트센터를 찾아보니 양식당과 연회장이 있는 3층 전체의 조명이 꺼져있고 커피숍 문도 굳게 닫혀있었다. 센터 외벽에는 공연 플래카드도 나붙고 학생들도 많이 다니고 있었지만, 안은 유령건물처럼 을씨년스러웠다.
위탁운영 계약서에 따르면 호텔 측이 학교 측의 동의없이 편의시설 운영을 중단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학교 측도 공연 관람자와 학생, 교직원,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천마아트센터 내 편의시설 운영을 중단하지 마라'는 공문을 호텔 측에 보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호텔 측은 또 2011년 2억원, 2012년 3억원, 2013년 4억원, 2014년 4억원, 2015년 5억원 등 18억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매년 2회 분납키로 했으나 지금까지 1차년도 2억원만 냈을 뿐 3억원을 미루고 있다 23일 오후에야 납부했다. 또 호텔 측이 부담키로 한 전기세와 수도세, 가스세 등 공공요금 미납분 4,000여만원도 이날 같이 납부했다.
호텔 측은 2011년에는 10억원, 지난해에는 9원억 가까운 매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양식당을 운영해보니 점심때 손님이 거의 없어 예약주문만 받고 있고, 커피숍은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에 있어 영업이 안됐다"며 "학교 측과 운영중단 문제를 상의한 후 문을 닫았다"고 해명했다.
이에대해 학교 측은 "호텔 측이 편의시설을 운영중단하겠다고 했을 때 분명히 안된다는 의사를 공문으로도 전달했는데, 일방적으로 문을 닫아버렸다"며 "개교 60주년 기념으로 설립한 천마아트센터 편의시설을 위탁운영자 마음대로 닫아버려 반쪽짜리 시설로 전락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호텔 측은 또 당초 대학 측에 인테리어와 전기, 수도 등 초기설비 투자를 주문하면서 특급호텔 시공 능력이 있는 업체가 해야한다고 주장, 인터불고그룹 계열사인 인터불고건설이 공사를 맡았다. 이에 따라 영남대가 부담한 초기설비 투자액 14억5,000만원 중 인터불고건설이 절반 이상인 7억4,899만원어치 공사를 담당하기도 했다.
대학 관계자는 "대학은 호텔 측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들어줬으나, 인터불고 측은 당초 협의를 무시해 왔다"며 "가격 대비 음식에 대한 불평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법적 소송을 준비하다 이날 호텔 측이 발전기금과 공공요금 등 3억4,000여만원을 납부함에 따라 천마아트센터 회생 방안을 찾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호텔 측이 다음달말 천마아트센터 위탁운영에 대한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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