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지난해 8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룡해와 장성택이 북한 권력의 핵심으로 김정은 체제를 이끌고 가는 쌍두마차라는 점에서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장성택은 지난해 8월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중국을 방문했다. 당시 장성택의 방중은 북중 경제협력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실제로 장성택은 중국 측으로부터 그 동안 지지부진했던 나선지역 전력공급 약속과 황금평 지구에 대한 투자를 약속 받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장성택 방중의 목적이 경제적 문제 해결에 있었기 때문에 수행단도 주로 경제계 인사들이었다.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과 리광근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 등 50여명의 경제계 대표로 구성된 수행단은 중국측과 경제분야를 주로 협의했다.
당시 장성택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포함해 중앙 및 지방정부 주요 인사를 면담했다. 중국측은 숙소도 국가 지도자급들이 주로 묵는 영빈관인 댜오위타이를 내주는 등 최고의 의전을 제공했다.
반면 최룡해의 이번 방중에는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 장성택이 '조(북)중 공동지도위원회 대표단'단장 자격이었다면 최룡해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이라는 점도 다르다. 과거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특사를 외국에 파견한 적이 별로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사가 중국을 방문한 전례도 찾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최룡해가 누구를 만나 어떤 성과를 얻어 돌아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중국은 북한 지도자의 특사를 위해 댜오위타이 영빈관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장성택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최룡해도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주석을 면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이 처한 외교적 고립 상황을 감안하면 최룡해 방중의 최고 성과는 대중 관계의 정상화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북한은 최근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연이어 도발하면서 동북아 지역 내 긴장 수위를 높여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하는 등 과거 어느 때보다 관계가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최룡해가 군부 인사들을 대거 동원한 대목도 주목된다. 이번 방중에는 이영길 조선인민군 상장과 김수길 조선인민군 중장 등 군 주요 인사 20명이 동행해 북중 양국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황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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