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남성 동성애자 헌혈 금지 조치를 30년만에 폐지한다.
캐나다 혈액원은 22일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 금지 조치를 7월 말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헌혈 시점으로부터 5년 이내에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는 남성 동성애자들로 규정했다. 캐나다는 1983년부터 후천성면역결핍증(AIDSㆍ에이즈) 확산 등의 우려로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을 전면 금지해왔다. 데이나 디바인 혈액원 부총재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동성애자들의 헌혈로 우려됐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현격히 줄었다"며 "이번 조치로 더 많은 동성애자들이 혈액을 기부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5년 헌혈 금지 기간에 대한 논란도 있다. 동성애자권리옹호단체인 이글 캐나다의 헬렌 케네디 이사는 "동성애와 AIDS간의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데도 5년간의 금지 기간을 둔다는 것은 차별적인 조치다"고 지적했다. 디바인 부총재는 "2011년 남성간의 성관계를 통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ㆍ에이즈 바이러스) 감염비율이 전체의 46.7%를 차지했다"면서 "5년의 금지 기간이 반대론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충분치 않겠지만, 이 기간 동안 충분히 바이러스 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거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90만1,640건(1건 당 450㎖)의 헌혈이 이뤄졌고 이중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은 5건이었다.
우리나라와 영국, 호주, 일본, 스웨덴 등은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 금지 기간을 1년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6개월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남성 동성애자에 대해 평생 헌혈을 금지하고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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