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만 2세 미만의 영ㆍ유아 100명 중 2.9명이 병원내 감염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소아과학회는 1998~2008년 미국과 스페인,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영유아 9만3,365명의 감염 경로를 연구한 20여 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 '페디아트릭스'에 발표했다. 국내 전문의들은 국내 로타바이러스 원내 감염 비율 역시 이와 유사하거나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나 영유아가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등에서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삽시간에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문성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주로 대변 기저귀를 갈아주는 어른의 손에 바이러스가 묻어 여기저기로 옮겨진다"며 "아주 소량으로도 감염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특히 외부와 본격적으로 접촉을 시작하면서도 면역력이 완전히 갖춰지기 전인 생후 3~24개월 사이 감염 위험이 크다.
미국소아과학회의 이번 분석에 따르면 11월부터 이듬해 5월 사이에 연중 감염률이 유달리 높다. 전문의들은 덥고 습한 여름보다 춥고 건조한 겨울에 바이러스가 더 오래 살아남는 데다 추우면 실내활동이 많아 사람 간 접촉이 잦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질병관리본부가 1~4월에 다른 때보다 로타바이러스 검출률이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 교수는 "아이를 돌보는 어른이 손을 깨끗이 씻고 아이에게 백신을 맞히는 방법밖에는 로타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출시돼 있는 백신들은 보통 생후 약 6주부터 시작해 4주 간격으로 2, 3회 맞힌다. 그런데 생후 3~4개월 이전에 접종을 모두 마쳐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부모들이 접종 시기를 놓치고 만다. 만약 이 시기에 접종을 마치지 못했다면 의사와 상의해 남은 횟수를 정해진 기간 안에 완료하면 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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