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가 이순신 장군 자당 기거지를 흉물로 방치해 말썽이다.
특히 지난해 여수시의회가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예산을 삭감했던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 사업에 편법 동원 의혹까지 받으면서 무리하게 강행했던 것에 비해 '이중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여수시민들은 여수시가 임진왜란 당시 조선·명나라·일본 3국이 해전을 벌였던 여수시 율촌면 장도리 송도 앞바다 지키기 등 이충무공 유적 보존에 안간힘을 쓰면서도 자당 기거지는 흉물로 방치한 모순된 행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옥기 여수시의원은 22일 "지역의 중요 임진왜란 유적인 이순신 장군 자당 기거지가 대규모 택지개발로 고립돼 흉가로 전락하고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이충무공 자당 기거지는 시가 웅천택지 개발을 하면서 주변의 주택을 모두 철거하고 유적지 바로 옆까지 3m 높이로 흙을 쌓아 접근이 불가능하고 흉물스럽게 방치된 상태다.
이 마을 입구에는 '이충무공 어머니 사시던 곳'이라는 안내판 표지만 덩그러니 걸려 있고 인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수시는 한 때 자당 기거지를 전남도 문화재로 지정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흉가로 전락할 때까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이충무공 자당 기거지는 여수시 웅천동 송현마을에 이순신 장군의 모친 초계 변씨가 전란을 피해 충남 아산에서 여수에 내려와 1592년부터 1597년까지 5년간 머물렀던 곳이다. 이충무공은 어머니를 전라좌수영 가까운 마을에 모셔두고 아침 저녁으로 문안을 드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다른 지자체는 역사적 근거가 불분명한 것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마당에 여수시는 충분한 역사적 사실과 가치가 높은 유적을 그대로 방치하고 구체적인 보존 계획마저 없다"며 "자당 기거지를 시급히 문화재로 지정 받아 국내 최고 수준의 충효교육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이충무공 자당 기거지는 웅천택지개발 내 공원부지에 포함돼 현 주택을 보존할지 이전 후 복원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지정문화재 등록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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