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측근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2일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김 제1위원장이 북한 최고 지도자가 된 뒤 중국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처음이다.
최 총정치국장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 차수(次帥) 등을 겸하는 핵심 실세로 김 제1위원장의 현장 지도나 주요 행사 참석 시 빠짐없이 동행하는 최측근 심복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의 특사로 최 총정치국장이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특별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군복을 입은 채 방중 길에 올랐다. 특사 일행에는 리영길 인민군 상장, 김성남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김형준 외무성 부상, 김수길 인민군 중장 등 군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최 총정치국장은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베이징(北京)시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 도착, 의전 차량을 이용해 공항을 빠져나가 당 대 당 외교를 담당하는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 왕 부장은 지난해 북한을 방문해 외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 제1원장을 면담했었다.
최 총정치국장은 이르면 23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의 새 지도부를 두루 만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 주석에게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이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내달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특사가 중국을 전격 방문함에 따라 앞으로 동북아 정세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최 총정치국장의 방중과 관련해 "쌍방은 한반도 정세와 양국 공통 관심사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훙 대변인은 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 제1위원장의) 방문에 관한 상황은 때가 되면 발표될 것"이라고 답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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