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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운 머금은 남해마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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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운 머금은 남해마늘 이야기

입력
2013.05.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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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남해에서는 지금 마늘수확이 한창이다. 마늘은 진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백 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해 일해백리(一害百利)라 불린다. 이중에서도 남해에서 재배되는 마늘은 해풍을 맞아 내륙지방에서 자라는 마늘과 맛도 영양도 남다르다. 남해 가천마을은 그런 마늘 생산의 중심지다. 경사가 45도에 이르는 108개의 층층계단으로 구성된 '다랭이논'에서 가천마을 사람들은 매년 마늘을 수확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KBS 1TV가 23일 저녁 7시30분 방송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가천마을을 찾아가 마늘을 재료로 차린 시골 밥상을 소개한다. 한국 음식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식재료인 마늘의 효능은 무궁무진하다. 예로부터 지혜로웠던 선조들은 이런 마늘의 효능을 일찍이 깨달아 사계절 내내 식탁 곳곳에 마늘 넣은 음식을 빼놓지 않았다. 마늘은 식재료일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원천이기도 했다. 웅녀가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을 먹고 인간이 됐다는 단군 신화를 필두로 마늘과 관련된 전래 설화가 부지기수다.

마늘 농사를 주업으로 삼는 가천마을 주민들에게 마늘은 애환 그 자체다. 젊은 시절 잠수부로 높은 소득을 올렸던 김상천씨는 스물 셋의 젊은 나이에 바다에서 사고를 당해 두 다리를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남편 대신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이봉심씨는 다랭이논에서 마늘을 키우며 평생을 보냈다. 한때 남편을 원망했지만 세월과 함께 미움도 다 지워버렸다. 아내는 요즘 한창 바쁜 마늘종 수확을 멈추고 남편이 좋아하는 생미역 무침과 마늘종 수제비로 점심을 준비한다. 그런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그는 "죽어서도 아내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22일자에 소개한 다큐멘터리 '사랑의 가족'(KBS2)의 방송 날짜는 22일이 아니라 23일이기에 바로잡습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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