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에 이번 사건을 쌍방의 유관 규정에 따라 적절히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2012년5월)
"북측에 이번 사건의 전면 조사와 결과 설명, 유효한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2013년5월)
1년 만에 확 바뀐 북한의 중국 어선 나포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반응이다. 중국이 북한의 중국 어선 나포와 관련, 이전과 달리 강경 대응해 북중 관계가 달라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북측에 이번 사건을 전면 조사, 그 결과를 설명하고 유효한 조치를 취해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훙 대변인은 5일 밤 서해 북중 중간 해역에서 북측에 끌려간 랴오푸위(遼普漁) 25222호와 어민 16명이 이날 석방된 사실을 확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북한과의 특수성을 고려, 공식석상에선 가능한 한 불만을 드러내지 않던 관행과 거리가 먼 것이다. 훙 대변인의 발언은 중국이 다른 나라와 어업 분쟁 시 가장 강경하게 대응할 때 써 온 표현이다. 사실상 북한에 사과를 요구한 것이란 게 외교가의 해석이다.
어선 나포 사건 해결 과정에서 중국은 북측에 불리한 주장이 나와도 그대로 두었다. 환구시보는 "북한은 북중이 전통 우호 관계라고 하는데, 중국 어선 나포는 전통 우호 국가 사이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전문가 비판을 실었다. 북한이 아홉 차례나 선주에게 전화해 벌금을 내라고 종용했고 이런 과정에서 금액을 절반으로 깎아주고 시한을 연장해준 사실 등도 공개됐다.
이에 따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및 핵 실험으로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중국이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일각에선 북중 관계에 근본적 변화는 없겠지만 적어도 중국의 강력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반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터라 중국 정부로선 강경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지적도 없잖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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