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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경영 못해도 임원 보수는 두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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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경영 못해도 임원 보수는 두둑이

입력
2013.05.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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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순이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의 보수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 책임투자 컨설팅회사인 서스틴베스트가 21일 공개한 '2013년 주주총회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코스닥 포함) 180개 기업(시가총액 기준) 가운데 179개사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의 보수한도와 관련된 안건을 상정해 대부분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사 보수한도를 늘리거나(42개사) 유지한 기업이 91%(163개사)에 달했고 보수한도를 줄인 기업은 16개사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에서 올해 이사 1인당 받는 보수한도 평균은 8억10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31%(1,800만원) 늘었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이사 1인당 보수한도 42억2,200만원으로 가장 높아, 가장 낮은 강원랜드(5,000만원)와 80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문제는 상당수 기업이 지난해 경영성과가 악화됐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20%(3,676억원→3,521억원), 0.49%(3,212억원→3,196억원) 감소했다. 등기이사들은 회사경영권을 주주들로부터 위임 받아 기업을 운영하기에 실적 악화 시 경영책임과 함께 보수도 낮춰서 책정돼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셈이다.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약 상태인 STX조차 지난해 2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이사 1인당 보수한도는 11억4,000만원으로 전년대비 26% 증가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5%나 감소했는데도 이사 1인당 보수한도는 60% 상승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기업 상당수가 주총에서 임원들의 보수산정 근거나 구체적인 상승이유 등의 정보를 주주들에게 제시하지도 않고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주주 통제를 강화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임원(비등기 포함)들의 연봉 공개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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