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바르는 제품'의 통념을 깬 '먹는 화장품'시장이 쑥쑥 성장하면서 식품, 제약업체에 이어 기존 화장품업체까지 속속 뛰어들고 있다. 당초 먹는 화장품을 시큰둥하게 여겼던 화장품업체들은 이 시장이 워낙 빠르게 커지자, 자체 개발 또는 건강기능식품업체 인수를 통해 발을 내밀고 있으며 브랜드숍(저가화장품) 업체들까지 합류하는 양상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9년 50억원이었던 먹는 화장품 시장은 2년만인 2011년 1,500억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 약 3,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먹는 화장품이란 대표적 피부구성성분인 콜라겐, 피부 속 수분을 저장해 주는 역할을 하는 히알루론산 성분을 캡슐이나 음료로 만든 것. 두 성분 모두 나이가 들며 함량이 감소해 이 성분을 보충해줌으로써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준다는 원리다. 때문에 피부 마사지처럼 단시간에 바로 효과를 보거나, 바르는 화장품처럼 바른 부분에만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 꾸준히 먹으면 피부 속부터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현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2009년 말부터 '이너비'브랜드를 통해 히알루론산을 주 성분으로 한 캡슐, 음료, 앰플 형태의 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하며 연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해 말 일본 내 건강식품업체인 에버라이프를 인수해 국내에도 관련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002년 업계 처음으로 먹는 화장품라인인 비비(VB)프로그램을 선보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해 콜라겐을 주 성분으로 한 앰플형 타입인 '슈퍼콜라겐'과 귤피 추출물이 들어간 미백기능의 '화이트리듬'을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도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유통 및 판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먹는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더 콜라겐이 들어간 음료나 식품을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콜라겐이나 히알루론산 성분을 먹는다고 해서 피부에 곧바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전지현 고대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히알루론산, 콜라겐을 먹는다 해도 소화가 된 다음 다시 해당 성분을 합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피부에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해당 성분 합성을 위한 원료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먹지 않는 것보다는 효과를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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