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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해피 바이러스, 홍성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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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해피 바이러스, 홍성흔

입력
2013.05.2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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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즌 전 구상과는 동떨어져 있는 현실이다. 기대했던 유망주들은 성장을 멈췄고, 외국인 투수 1명은 여전히 개점 휴업이다.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선발 투수는 니퍼트와 노경은 딱 2명. 불펜에 과부화가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용찬, 이재우 등 부상 선수들의 복귀만을 기다리고 있다.

두산의 현 주소다. 김진욱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의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20일 현재 중간 순위는 21승1무16패로 3위. 1위 삼성(24승11패)에 4경기 뒤져 있고, 4위 KIA(20승1무16패)에 반 게임 차 앞서 있다. 5월 들어 방망이(0.312)가 매서운 화력을 뿜고 있지만 마운드(평균자책점 6.57)가 무너지며 8승9패, 힘겨운 승수 쌓기를 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긍정적인 선수단의 자세 때문이다. 위기 인식은 공유하되 흐트러지지는 않는다. 현실은 인정하되 포기하지 않는다.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 감독 역시 누누이 "5월은 버티는 달이다. 5할 승률만 기록하면 대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주장 홍성흔(36)이 '해피 바이러스'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마운드가 힘들면 야수들이 힘내면 된다. 이럴 때 일수록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고 기를 불어넣고 있다. SK에 허용한 최다 점수 차 역전패, '2약'인 NC와 한화에도 무려 10점 이상을 내줬지만 "다음 경기를 이기면 그만"이라고 했다.

홍성흔은 "두산이 강 팀인 이유는 후유증이 없다는 것이다. 고참, 후배 가리지 않고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더라"며 "솔직히 출중한 기량에도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이들 조차 덕아웃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주변에서 위기라고 해서 위기란 걸 알았다. 우리 팀은 금방 헤쳐나갈 것"이라고 했다.

직접 몸으로도 보여줬다. 홍성흔은 시즌 초반 타격감이 완전치 않아 두산 팬들의 원성을 샀다. 4년간 31억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친정 팀으로 돌아왔지만 팬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3~4월 6번의 만루 찬스에서 1안타 1타점으로 부진하자 '만루 징크스'가 생긴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들었다. 만루에서 병살만 3차례였다.

하지만 끊임없는 특타, 비디오 분석을 통해 자기 스윙을 찾았다. 어느새 시즌 타율을 3할2푼2리까지 끌어올렸고, 타점도 33개나 된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점을 올린 2010시즌(116개ㆍ롯데) 기록도 충분히 깰 수 있다. 여기에 5월 들어선 3차례의 만루 찬스에서 2루타 1방, 1개의 희생 플라이로 3타점을 올리며 '만루 징크스'에서도 벗어난 모습이다.

이 같이 스스로 위기를 헤쳐가는 모습은 선수단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전체적인 위기도 비슷한 방법으로 풀어나가면 된다. 실제 멀티 플레이어 오재원은 매일 특타를 하고 있고, 정수빈은 방망이를 짧게 잡으면서 출루율을 높이고 있다. 상대 팀에 전력 분석이 된 마무리 오현택은 새로운 구종을 던지면서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주전 안방마님 양의지는 "2011년 투수력이 다르고 지난해 투수력이 다르다. 올해 역시 부상 선수들이 많아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투수와 서로 상의해서 맞춰나가면 된다. 지금까지 나온 대량 실점은 투수 책임보다는 내 책임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 많이 공부해 투수를 편하게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홍성흔이 전파하고 있는 '해피 바이러스' 덕에 모두가 긍정적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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