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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에 직격탄… 어린이 수십명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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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에 직격탄… 어린이 수십명 희생

입력
2013.05.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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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을 맞은 학교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건물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고 아이들이 뛰어 놀던 운동장에는 무너진 건물 잔해가 가득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무어시의 플라자 타워스 초등학교는 20일(현지시간) 초대형 토네이도가 훑고 지나간 뒤 한 순간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학부모들은 붕괴된 건물에 깔려 있을 아이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울부짖었다. 제임스 러싱씨는 "다섯 살짜리 입양 아들이 학교에 다니는데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아이가 무사할 것으로 믿고 싶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언론은 20일 오후3시께 직경 3.2㎞의 강력한 토네이도가 오클라호마주 무어를 40분간 휩쓸면서 최소 9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마을 주민 신디 크리스토퍼는 "토네이도 경보를 들은 뒤 어린이집에 있던 아이를 집으로 데려왔는데 도착하자마자 집에서 다시 도망쳐 나왔다"며 "토네이도를 피하기 위해 가장 빠른 속도로 차를 몰았다"고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언론들은 토네이도가 사람을 포위하듯 몰아쳤다고 보도했다.

플라자 타워스 초등학교는 토네이도의 직격탄을 맞아 특히 피해가 컸다. 구조대원들이 학교 건물 잔해를 헤집으며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건물 더미에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학교에서 최소 20명의 학생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국립기상청은 토네이도가 시속 320㎞로 그 위력이 최고등급(EF5) 바로 아래인 후지타 4(EF4) 규모라고 밝혔다. 토네이도 등급은 풍속과 피해 정도에 따라 EF 0∼5급으로 나뉘는데 EF4는 빌딩을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토네이도는 16일 텍사스주 북부 그랜베리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후 북동진하면서 오클라호마, 캔자스, 아이오와, 미주리, 미네소타, 위스콘신 등 중부 대평원과 중서부를 영향권에 두면서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USA투데이는 지난 닷새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토네이도로 3억5,000만달러(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토네이도는 거의 매년 미국 중부 지역을 강타한다. 기상 전문가들은 로키 산맥에서 불어오는 차고 건조한 북서풍과 멕시코만의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이 지역에서 만나 토네이도를 일으킨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무어는 1999년 시속 486㎞로 지구상에서 관측된 가장 위력적인 토네이도의 습격을 받는 등 미국에서도 토네이도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곳 가운데 하나다.

1925년 미주리주에서 사상 최다인 695명이 숨지는 등 미국에서는 거의 매년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2011년 4월에는 앨라배마주 터스칼루사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오클라호마주 일대를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 정부 차원에서 주 정부와 지역 정부의 복구 노력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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