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부기구(NGO)를 대상으로 대규모 표적 수사를 한 러시아 정부가 이번에는 독립적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첸트르(Levada Center)에 문을 닫도록 했다.
20일 인터넷뉴스통신 뉴스루 등에 따르면 레바다-첸트르는 외국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정치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외국기관'으로 등록하라고 경고하는 서한을 지난주 검찰로부터 받았다. 최근 5년 동안 외국 단체들로부터 80만달러(8억9,000만원) 이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외국기관'으로 등록하기 전까지는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발효된 새 NGO법에 따르면 외국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정치 활동을 하는 NGO들은 법무부에 '외국기관의 기능을 수행하는 단체'로 자진 등록해야 한다. 러시아에서 '외국 기관'이라는 말은 옛 소련 시절 암약하던 외국 스파이나 국가 반역자 등을 연상시키는 부정적 표현이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3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와 검색하기">국제투명성기구 등 89개 NGO 단체를 압수수색, 반정부 성향의 시민사회를 탄압하려 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러시아 정부는 외국 자본의 후원을 받는 NGO들이 국내 정치 활동에 개입하고 있다며 '외국기관'으로 등록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최소 44개의 NGO를 제재했다.
레바다-첸트르 사회분석실 실장 레프 구드코프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 분석기사, 전문가 논평 등을 정치 활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한편으로 우리 센터의 목을 조르고 다른 한편으론 센터의 권위와 명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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