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을 둔 김모(49)씨는 아들이 국제중에 입학했을 때 주변 엄마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김씨는 "아이가 국제중에 다닌다고 하면 엄마들 눈빛이 확 달라지면서 너도나도 '어떻게 보냈냐'고 묻는다"면서 "강남에서 공부 웬만큼 한다는 아이 엄마들은 거의 다 국제중 진학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4년 전 둘째 아이를 국제중에 진학시키고 작년에 셋째 아이가 지원했다 떨어졌다는 신모(46)씨는 "둘째 때는 국제중 지원학생이 전교에 5명뿐이었는데 셋째 때는 한 반에서 5명이었다"고 국제중의 인기를 말했다. 그는 "대치동 엄마들은 전국에 입학 정원이 500명밖에 안되니 '국제중 가기가 서울대보다 힘들다'면서 집요하게 입학비결을 묻는다"고 말했다.
서울에 2개, 전국 4개뿐인 국제중은 이처럼 초등학생까지 입시 과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칭 국제중 전문 학원들은 주요 전형 요소인 내신성적, 자기개발계획서 작성, 봉사활동 경력 관리까지 풀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제중 시설을 빌려 3주에 350만원이나 받는 영어캠프에는 신청자가 줄을 서고, 일부 학원은 자기개발계획서 작성에 100만원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5, 6학년 내신성적을 관리하기 위해 학원에서 최근 몇 년간 학교 기출문제를 구해줬고, 자기개발계획서도 학원에서 골라준 것을 토대로 몇 주에 걸쳐 첨삭을 받았다"며 "이 정도 관리는 거의 다 받는다"고 말했다. 김씨의 자녀는 학원에서 추천한 대로 임원 경력을 쌓고 소개한 곳에서 봉사활동도 수행했다. 입학이 결정된 뒤에는 영어 수업에 뒤처지지 않으려 두달 넘게 회당 10만원짜리 특별 과외도 받았다.
학부모들이 국제중에 목을 매는 이유는 국제중을 특목고 등을 거쳐 명문대 진학으로 이어지는 첫 관문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신씨는 "(외고와 과고 등에) 걸러진 아이들이 모여 상급학교에 함께 진학하는 만큼 평생 갈 인맥이 형성되는 것도 무시 못할 장점"이라고 말했다. 학원가 관계자는 "요즘 대치동 학원가가 경제 침체 여파로 하향곡선을 그렸는데 '국제중' 간판만 달면 운영이 된다는 말이 돌 정도"라고 말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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