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맥도날드, 1500명 매장직원 사상 첫 공채 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맥도날드, 1500명 매장직원 사상 첫 공채 왜?

입력
2013.05.20 18:32
0 0

한국맥도날드가 사상 처음으로 1,500명 '크루'(매장직원) 공채에 나선다. 알바에 가까운'저임금 일자리'의 양산이라는 비판과, '도전해볼 만한 기회'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맥도날드는 24일 '전국 채용의 날'행사를 열어, 1,500명의 직원을 뽑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주부 채용의 날'행사를 통해 주부 333명을 뽑은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전국 300여개 매장에서 대규모 인원을 동시 채용하는 건 처음이다.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각 매장을 방문하면 나이·학력·성별에 관계없이 면접에 참여할 수 있다. 분야는 크루와 라이더(배달직원)다.

사실 '맥도날드 크루'는 질 낮은 일자리의 대명사처럼 간주되어 왔다. 일단 맥도날드에 취직하게 되면 시급 4,860원을 받는다.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이다. 맥도날드의 인기메뉴인 빅맥세트의 가격은 5,300원(점심세트는 4,200원)으로, 이들은 자신의 시급으로 빅맥세트조차 사먹을 수 없다.

이는 외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전망 없는 저임금 노동을 뜻하는 '맥잡(McJob)'이라는 용어가 나왔을 정도. 맥도날드 직원은 본사에서 만들어져 배달된 냉동식품을 기계에 넣는 일만 하기 때문에 임금이 낮다는 해석이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맥도날드 크루는 1만3,000여명. 맥도날드 크루하면 흰색 상의에 남색 바지, 검정 모자를 쓴 10대~20대 초반의 학생이 저임금에 시달리며 무표정으로 감자튀김을 튀기거나 주문을 받는 장면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는 "입사 한달 넘었는데 총 6일 9시간 일한다. 노예 되는 기분이다" "원하는 시간에 근무하기 어렵다" 등의 하소연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측은 이 같은 이미지가 실상과는 거리가 있다고 해명한다. 첫 임금은 낮지만, 다른 알바와 달리 4대 보험이 적용되고 각종 경조사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도 있고, 1년 이상 근무하면 퇴직금도 받을 수 있다.

회사관계자는 "300여개 매장에서 일하는 점장들의 근속연수가 평균 10년을 기록하고 있다. 매장 매니저를 포함한 정직원의 약 70%가 크루에서 출발했을 만큼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선 정직원전환이나 승진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맥도날드 본사의 역대 글로벌 CEO 8명 중 6명이 크루로 시작해 최고자리에까지 올랐다.

크루나 라이더로 입사해 1년 정도면 정규직 매니저인 세컨드 매니저가 될 수 있다. 세컨드 매니저 이후부터는 인사팀, 교육팀, 개발팀 등 다양한 부서를 선택할 수 있다. 부점장인 퍼스트 매니저가 되는 데는 약 2년, 부점장에서 점장이 되는데도 2년이 소요된다.

실제 맥도날드 점원으로 시작해 임원이 된 경우도 있다. 박종범 이사는 맥도날드가 한국에 진출한 1988년에 입사해 압구정 1호점에서 업무를 시작, 현재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170여개 매장을 총괄하고 있다. 또 이은영 인사담당 상무, 한연미 프랜차이즈팀 이사도 매장 크루로 입사해 20년 이상 근무해 임원으로 승진한 경우다.

주부와 시니어 사원도 늘고 있다. 현재 근무중인 주부는 1,300여명, 시니어는 130여명이며 장애인 크루도 170여명에 달한다.

맥도날드는 2015년까지 매장수를 500개로 늘리고 현재 1만3,000명인 직원을 2만5,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크루가 너무 부족해 전국 채용의 날까지 만들어 직원을 충원하고 있다"며 "여전히 맥잡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어 이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