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로 분류된 마취제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시연(34), 이승연(45), 장미인애(29)씨 외에도 유명 남녀 배우 및 개그맨 등 최소 5명 이상이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내사를 받았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성수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증인 신문 중 남자 개그맨 A, B씨, 남자 배우 C씨, 여자 배우 D, E씨 등이 이승연씨 등에게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해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울 강남 K병원 안모(46) 의사로부터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되기 전인 2011년 2월 이전 투약했거나, 그 이후 투약했어도 횟수가 적어 의존성이 없다고 보고 내사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실명은 검찰이 안씨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법정 내 실물화상기(문서를 올려놓으면 스크린에 투사해주는 기계)에 안씨의 검찰 진술 조서 등을 올려놓으면서 드러났다.
한편 안씨는 이날 "박씨와 이씨에게는 프로포폴 의존성이 보이지 않았다. 이들에게 의존성이 있다며 앞서 검찰에서 한 진술은 허위였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씨 등이 '더 자고 싶다. 쉬고 싶다'며 한 차례 시술을 받은 뒤 프로포폴을 추가로 투약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냐"는 검찰 신문에 "조사 당시에는 그렇게 진술했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안씨는 박씨에 대해서도 "중독되면 통제가 안 되는데 박씨는 아주 얌전했다. 의존적인 모습은 없었다"고 증언했지만 장미인애(29)씨에 대해서는 "다른 의사가 진료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씨는 지난해 10월 프로포폴 투약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씨 매니저의 부탁을 받고 연예인 일부의 진료 기록을 파기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 "이씨와 친분이 두터워 이씨가 구설에 오를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병원에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 사실을 속였다"고 시인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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