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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혁신학교, 즐거운 학교 되려면 학생 입장에서 운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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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혁신학교, 즐거운 학교 되려면 학생 입장에서 운영해야"

입력
2013.05.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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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즐거울 수 있을까? 교실이 행복할 수 있을까? '즐거운'이라는 수식어가 '학교'라는 말 앞에 붙으면 왠지 냉소적으로 들리고 반어법이나 역설법을 써서 표현한 말로 느껴지는 것이 지금 일반계 고등학교의 현실이 아닐까 싶다. 오전 7시에 학교에 가서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며 억지로 하루를 시작하면 밤 12까지 정규수업과 방과후 수업 그리고 야간 자율학습까지 이어진다. 이것이 매일 반복되는 일과인데 이런 상황에서 '즐거운 학교'라는 표현은 말도 안된다. 하지만 혁신학교를 다룬 신문기사를 읽고 어쩌면 학교도 즐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신은초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이 학교는 모둠수업과 블록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학생들은 토론하면서 진행하는 모둠수업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며 심지어는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학교를 자랑한다. 블록수업을 하는 대신 쉬는 시간 30분 동안 자유롭게 운동도 할 수 있고, 또 수업시간이 길어지면서 설명으로만 끝내던 것도 도구를 사용하거나 체험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1년 문을 연 신은초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한마음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는 혁신학교의 성공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모든 혁신학교가 다 성공적이지는 않다. 어떤 학교의 교장은 혁신학교로 전환한 후에 국영수 위주로 수업을 편성하여 교사와 학부모들이 반발한 곳도 있고, 오히려 반대로 진정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 학교 측이 다양한 체험활동과 수업 개선을 추진하려다 입시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하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교장과 교사들의 갈등으로 혁신과 멀어진 학교도 있다고 한다.

교육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학교라는 시도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혁신학교 중에서 얼마나 성공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실패하는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얼마나 수용하는지도 궁금하다. 이 신문기사를 보면 혁신학교로 성공한 학교의 사례에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학교에 대한 내용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교장, 교사, 학부모들의 문제만 언급하고 있다. 그러니까 실패의 원인은 학생들이 아니라 어른들에게 있다는 뜻이 된다. 교육의 운영주체인 교장, 교사, 학부모들은 지나간 세대의 가치관을 가지고 혁신을 논하지 않기를 바란다. 혁신은 말 그대로 새로워지자는 말이다. 학생들의 생각은 어른들과 많이 다르고 세상이 바뀌었고 문화가 달라졌다. 교육의 운영 주체인 어른들은 며칠이라도 학생들처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에 있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입장에서 학교운영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즐거운 학교'가 어색한 말이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김용준 대전 대성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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