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을 보이는 행복주택 시범지구 7곳은 해당 지역의 여건과 입주자 특성에 따라 지구별로 환경ㆍ대학ㆍ스포츠ㆍ다문화 등 특징을 갖춰 개발된다.
우선 국철 오류동역에 들어서는 오류동 지구(10만9,000㎡ㆍ1,500호)는 남부순환로 등을 이용하기 좋고 여의도 등 서울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장점을 살려 사회적 기업 등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경춘선 폐선부지에 조성되는 공릉 지구(1만7,000㎡ㆍ200호)는 반경 2㎞ 이내에 과학기술대 등 4개 대학이 있고 주거 밀집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문화공간 및 편의시설 등이 열악하고 근린공원 등 녹지 시설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이곳에 대학생을 위한 주거 공간과 함께 소규모 공연장, 공원 등을 조성해 녹지와 대학문화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경의선 가좌역에 들어서는 가좌 지구(2만6,000㎡ㆍ650호)는 반경 5km 이내 연세대, 홍익대 등 많은 대학이 위치하고 있어 주로 대학생을 위한 주거 타운으로 조성하고, 안산 고잔 지구(4만8,000㎡ㆍ1,500호)는 외국인 거주비율 1위의 도시이면서도 인근에 서울예술대·한양대 안산캠퍼스 등 대학이 위치한 만큼 '다문화 소통의 장'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목동 지구(10만5,000㎡ㆍ2,800호)는 현재 유수지 일대에 대규모의 공영 주차장, 쓰레기 선별장 등 공공시설이 무질서하게 분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현재의 유수지 기능을 유지하면서 기존 공공시설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친수 공간과 함께 목동 문화예술거리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잠실 지구(7만4,000㎡ㆍ1,800호)는 유수지 위에 축구장. 야구장 등 체육시설이 많이 발달해 있어 본래의 홍수위 조절 등 방재 기능을 강화하면서 스포츠 시설을 확충한다. 송파 지구(11만㎡ㆍ1,600호) 유수지는 주택밀집지역과 함께 가락시장 등이 인접해 있는 것을 이용해 벼룩시장 활성화를 유도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에 선정된 행복주택 시범지역들이 대부분 입지가 우수한 곳이어서 수도권 거주 서민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오류와 가좌, 고잔 등 3곳은 역세권이며 목동과, 잠실, 송파 등도 과거 아파트값 급등을 주도한 버블세븐 지역이다.
그러나 행복주택이 철도 부지 위나 유수지 등에 건설되는 만큼 진동 및 소음 등을 피할 수 없다. 또 입지 조건이 좋은 만큼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과의 경제적 격차 등으로 자칫 '낙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행복주택이 박근혜 정부의 공약대로 5년 내 20만호가 공급되면 전체 주택 매매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변 시세보다 60~70% 싸게 공급되면 전세 대기 수요가 늘고 매매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본은 30, 40년 전까지 행복주택과 유사한 철도 부지 위 임대주택을 건설했으나 이제 더 이상 짓지 않는다"며 "임대주택이라는 낙인효과에다 막대한 유지관리비 탓에 인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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