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엔저 파티'에 국내 기계산업도 휘청대고 있다. 기계산업은 자동차, 조선 등 국내 주요 제조업은 물론 국가 기간산업과 방위산업에도 필수적인 분야여서, 전후방 파장확대가 우려된다.
19일 기계산업진흥회와 업계에 따르면 엔화 약세가 지속돼 엔ㆍ달러 환율이 105엔이 될 경우 국내 일반기계산업의 수출액은 당초 전망치보다 15억2,000만달러(3%)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엔ㆍ달러 환율을 80엔대가 될 것으로 보고 올해 수출 목표를 521억달러로 잡았지만 이미 103엔까지 돌파했다"며 "기계산업은 안방에선 시장 위축, 밖에서는 경쟁력 약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 업체들의 굴착기 등 건설광산기계 수출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업체들이 엔저를 바탕으로 가격인하, 판매 인센티브 증가로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6.3%나 줄었다. 이에 반해 수입은 41.7% 증가했다.
'기계를 만드는 기계'산업으로 통하는 공작기계 역시 지난 1분기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감소했고, 수입은 2.4% 늘었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기계산업이 엔저현상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의 핵심 중의 하나인 금형공업도 엔저의 직격탄을 맞은 곳.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은 국내 업체들이 일본 업체에 비해 20% 이상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우위가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한 설비업체 관계자는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자동차 생산을 늘리면서 자국의 금형ㆍ프레스업체들이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하자 국내로도 지난해 주문을 넣었다"며 "하지만 당시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은 금형 개발 중간에 떨어진 엔화 가치 때문에 이익이 20%나 감소했다"고 전했다.
정민승기자 msj@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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